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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떠난 할머니” 마지막까지 남은 이들 걱정
윤 대표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작년 대장암이 발병한 이후, 약 3주 전 대장암으로 신촌 세브란스에 입원했다. 김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는 당일까지 진통제를 투여할 정도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주변인들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윤 대표에게 “위안부 문제를 끝까지 해결해달라. 재일 조선학교 후원도 계속해달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할머니는 지난 2016년부터 김복동 장학기금을 만들어 일본 재일조선학교 학생들을 도왔다. 작년에는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재일조선학교 복구를 위해 기부금도 아끼지 않았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윤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 할머니는 당일에도 눈을 부릅뜨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온 사력을 다해 말씀하셨다”며 “정부의 생활 지원금을 탈탈 털어 전액을 재일 조선인을 위해 기부했왔다”고 했다.
윤 대표는 김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행복과 희망의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윤 대표는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인지를 보여줬다”며 “고통을 견디시다가 마지막 떠나실 때는 고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투병 중에도 위안부 활동 이어 온 김 할머니”
김 할머니의 투병 생활은 작년 1월부터 시작됐다. 윤 대표에 따르면 2018년 1월 5일 대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김 할머니는 복막과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큰 고통을 겪었다.
그러나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회복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김 할머니는 암 투병 중이던 지난해 9월 휠체어에 몸을 싣고 외교부 앞에 나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펼쳤다.
당시 김 할머니는 “어떻게 일가친척도 아니고 얼굴도 모르는 우리를 보러 오지도 않은 사람들이 할머니들을 파냐”며 “전 세계에 돌아다녀도 우리나라 같은 나라는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1인 시위 당시 김 할머니는 소변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 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한편 김 할머니의 빈소는 할머니의 유언대로 ‘시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윤 대표는 “돌아가시기 전 김 할머니는 내 장례는 시민이 함께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김 할머니의 입관은 30일 오후 2시에 이뤄질 계획이며, 이후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 △정의연 △평화 나비네트워크 등이 장례 행사에 개최할 예정이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 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29일 오전 11시부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