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8차례 걸쳐 포탄 500여발 발사…100여발은 NLL 남쪽에
우리 군 K-9 자주포 이용해 300여발 대응
최근 로켓·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가능성 엮어 도발한 듯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북한이 31일 낮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을 향해 500여발의 포탄을 쏘아올리며 서해 일대를 긴장 상태로 몰아넣었다. 우리 군은 F-15K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키는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응징 의지를 보여 일순간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 이날 발사한 포탄 중 일부가 NLL 남쪽 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때 국지전 발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낮 12시 15분께부터 오후 3시 30분께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며 “총 500여발 중 100여발이 NLL 남쪽 우리 해상을 침범해 떨어졌다”고 밝혔다.
NLL 이남 우리 해상으로 떨어진 포탄은 주로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집중됐다. 가장 우리 측에 가깝게 떨어진 포탄은 NLL 이남 3.6㎞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이날 100㎜ 해안포, 화력지원정에 실은 122㎜ 방사포, 사단과 군단 예하 122㎜·240㎜ 방사포를 이용해 사격훈련을 했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 어선을 우리 해군이 나포한 지역도 백령도 인근이고 북한과 인접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곳에 집중적으로 화력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위협적이고 의도된 도발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은 즉각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에 입각해 K-9 자주포를 이용해 NLL 이북으로 300발을 쐈다. ‘북한이 1발의 사격을 가하면 우리 군은 3발 이상으로 대응하되 필요할 경우 사격지점까지 격파한다’는 수칙에 따른 조치다. 군은 ‘북한이 1발의 사격을 가하면 우리 군은 3발 이상으로 대응하되 필요할 경우 사격지점까지 격파한다’는 수칙을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북한군에 서해 사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전달했다. 통지문에는 ‘대한민국에 대한 모든 호전적 행위는 역효과와 긴장 고조를 초래할 뿐이며 북한은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북한군 장성급 회담을 위해서 통지문 수령 후 2시간 이내에 북한군을 만날 용의가 있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은 보통 서쪽이나 남쪽 해상에 사격훈련을 실시하지만 북한은 모든 화력을 남쪽으로 집중했다”며 “앞서 로켓·미사일 등을 이용한 무력시위와 앞으로 강행할 수 있는 핵실험 등을 종합해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