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더 오르기 전에 집 사야"…'영끌'에 가계 주머니사정 악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영은 기자I 2025.10.16 12:00:00

한국은행, 2025년 2분기 자금순환 잠정치
가계 순자금운용액 51.3조…전분기대비 41.6조↓
주담대·신용대출 모두 증가…투자 등 자금운용 규모 줄어
기업 순조달액 3.5조…대내외불확실성에 1년여 만 최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집값 상승 기대감에 주택 관련 대출이 크게 늘면서 2분기 가계 여윳돈 증가세가 전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부동산 시장 전반에 확산되면서다. 기업의 경우 불확실성에 따른 실적 악화 등으로 자금 순조달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3차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매매가 올려져 있다.


1년만에 ‘영끌’ 재발…가계 여윳돈 증가폭 ‘뚝’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자금순환 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계), 비금융법인, 일반정부 등 경제부문 전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41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 5000억원)에 비해 23조원 늘었지만, 가계 부문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1조 3000억원으로 1분기(92조 9000억원)대비 41조 6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운용 규모는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뺀 것으로 여유자금 증가분을 뜻한다. 차액이 플러스(+)면 그만큼 여유 자금이 있다는 뜻이다. 분기별 순운용 규모의 축소는 여윳돈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그 증가폭이 축소됐다는 의미다.

올해 4~6월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관련 대출 증가다. 1분기에 지급되는 상여금 효과가 없어지면서 가계소득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아파트 등 실물자산 투자 확대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이 모두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 감소폭은 지난해 2분기(45조 6000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2분기 계절성에 더해 작년에도 비슷한 시기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계가 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한 금액은 25조 6000억원으로 전분기(8조 2000억원)의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 중 주담대가 14조 9000억원으로 5조 2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8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5조 5000억원)대비 증가 전환했다.

가계 자금운용 금액은 76조 9000억원으로 전분기 101조 2000억원 대비 24조 3000억원 감소했다. 여윳돈이 줄면서 금융기관 예치금이 가장 많이 줄었고, 해외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 규모도 1분기에 비해 축소됐다.

김용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1분기엔 상여금 등으로 저축이 많이 늘었는데, 2분기엔 주택거래량 증가 등으로 아파트 구입이 늘면서 가계 여유자금 증가 규모가 줄었다”며 “자금 운용면에서는 해외주식 투자 증가 규모도 1분기에 비해선 줄었다”고 설명했다.

(자료= 한국은행)


기업 실적 악화에 매출채권 20조원 감소 전환

기업(비금융법인)의 순조달 규모는 3조 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 7000억원)대비 15조 2000억원 감소하면서 지난해 1분기(2조 1000억원)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로 매출채권이 감소 전환하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줄었다.

2분기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29조 1000억원으로 전분기(44조 1000억원) 대비 15조원 감소했다. 기업들의 주식 발행 등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은 증가했지만, 매출채권 등 상거래신용이 20조 8000억원 줄면서 전분기(4조 5000억원 증가)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 전환하면서다. 기업의 자금 운용 규모는 25조 5000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 순조달 규모는 2조 7000억원으로 전분기(40조 2000억원) 대비 급감했다. 정부 수입은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지출이 크게 감소했다. 자금 운용액은 38조 2000억원, 조달액은 40조 9000억원이다. 금융기관 예치금이 감소하고 정부융자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자금운용 규모가 축소됐지만, 국채 발행 감소 및 차입금 상환 등으로 조달 규모가 더 크게 줄었다.

한편, 2분기 말 기준 가계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41배로 전분기(2.34배)보다 상승했다. 금융자산이 5797조 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223조 3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금융부채는 2404조 9000억원으로 27조원 늘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