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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애국심·종교보다 돈이 더 중요한 가치"

장영은 기자I 2023.03.28 16:49:48

WSJ-NORC 여론조사서 전통적 가치 중요도 급감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돈" 응답은 증가…애국심·종교 추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인들 사이에서 애국심과 종교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중요도가 떨어지고 돈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인들의 국민성을 규정하는 요소였던 전통적인 가치의 우선 순위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인들 사이에서 애국심, 종교, 근면 등의 전통적인 가치의 중요도는 떨어진 반면,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시카고대학 여론조사센터(NORC)와의 실시한 조사 결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애국심’과 ‘종교’를 꼽은 응답자는 각각 38%, 39%에 그쳤다. 1998년 같은 조사에서 애국심이 70%, 종교가 62%의 응답률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급감한 수치다.

특히 30세 이하 젊은 층에서는 애국심을 선택한 비율은 23%, 종교가 중요하다고 택한 응답자는 31%로 더 낮았다.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에선 애국심과 종교를 중요한 가치로 꼽은 비율이 59%와 55%로 절반이 넘었다.

애국심과 종교뿐 아니라 △자녀 양육 △지역사회에 대한 참여 △근면 등을 중요한 가치로 꼽는 응답도 1998년에 조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타인에 대한 관용’은 4년 전까지만 해도 80%의 미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겼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률이 58%로 떨어졌다.

반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돈’을 꼽은 응답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1998년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돈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1%였지만, 2019년에는 41%를 기록했고 올해 조사에선 43%로 늘었다. 25년 동안 미국인들 사이에서 가치의 중요도가 증가한 것은 돈뿐이었다고 WSJ은 짚었다.

NBC뉴스와 이전 조사에 참여했던 빌 맥킨터프는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매우 극적으로 변호하는 미국의 새롭고 놀라운 초상(portrait )”이라며, “정치적인 분열과 코로나19 대유행, 수십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 신뢰도 등이 우리의 핵심 가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의 ‘미국 우월주의’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 중 약 21%는 미국이 세계의 다른 나라보다 우월하다고 답했고, 다른 나라가 미국보다 낫다는 응답은 27%였다. 다른 나라가 미국보다 낫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2016년 19%에서 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가장 위대한 국가 중 하나라고 봤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미국인 1019명을 상대로 실시됐으며,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집계했다. 오차범위는 ±4.1%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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