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사의 조종사 쇼핑…고액연봉으로 구애

권소현 기자I 2016.08.18 15:21:19

향후 20년간 100명 추가 고용
한국 항공사 출신 가장 많아…국내 항공사 비상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중국 항공사들이 조종사 구인난을 겪으면서 해외 인력 스카우트에 나섰다. 한차례 조종사 이탈로 홍역을 치렀던 국내 항공사들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 항공사들이 향후 20년에 걸쳐 100명에 가까운 조종사를 고용해야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중국 내에서 조종사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해외 조종사들에게 구애하는 모습이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조종사로 일했다가 현재 컨설팅 업체에 몸담고 있는 지아코모 팔롬보는 중국 항공사로부터 에어버스 A320 운항할 인력이 필요하다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칭다오 에어라인은 연봉 31만8000달러(약 3억5200만원)를 제시하기도 하고 쓰촨에어라인은 30만2000달러를 부르기도 했다. 두 항공사는 중국 정부에 내야 할 소득세도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항공사들도 미국 델타항공 조종사들에게 현재 연봉에서 50%를 올려주겠다면서 구애하고 있다.

키츠다비닷컴에 따르면 미국 주요 항공사의 선임 조종사 평균 연봉은 20만900달러 수준이며 일부 지역 항공사 연봉은 2만5000달러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중국 항공사가 제시한 연봉은 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브라질이나 러시아 같은 신흥국 조종사들에게는 중국 항공사가 제시한 연봉이 네 배 많다.

중국 항공사들은 고액 연봉뿐 아니라 각종 당근까지 동원하고 있다. 외국인 조종사가 고국을 방문할 때에는 무료 항공권을 제공한다거나 보너스, 초과근무 수당, 연봉계약 축하금 지급을 조건으로 다는 식이다.

이처럼 중국 항공사들이 조종사 구하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중국 내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항공기 탑승객은 11% 증가했다. 에어버스그룹은 향후 20년간 중국 항공 수요가 4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 항공사는 55개로 지난 5년간 28개 증가했고 보유 항공기는 10년 새 2650로 세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중국 항공사 조종사는 3만명 정도다.

이미 외국 조종사를 대거 영입해 현재 중국에서 운항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은 2200명에 달한다. 이중 한국인이 가장 많으며 미국과 멕시코인이 뒤를 이었다. 때문에 중국 항공사의 계속된 스카우트 시도에 국내 항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작년 한 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소속 조종사 각각 46명, 15명이 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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