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국제유가 하락에 실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가 사흘 만에 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3000억원 이상을 팔아 치웠다. 그동안 성장 기대감이 컸던 전기차 관련주들도 중국의 보조금 삭감 소식에 주저앉았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74포인트, 1.15% 하락한 1871.69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종일 등락을 거듭하며 장중 한 때 1862.98포인트까지 하락했지만 소폭 상승해 187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간밤 뉴욕 증시와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이번 주 예정된 경제지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기다리는 가운데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1.29% 하락한 1만5885.22를 기록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56% 내린 1877.08, 나스닥 종합지수는 1.58% 하락한 4518.49에 마감됐다.
국제유가는 이날 장중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또 다시 떨어졌다. 이라크의 지난해 12월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다시 과잉공급으로 쏠린 탓이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85달러, 5.75% 하락한 3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3월물 선물 가격도 전거래일 대비 1.68달러 하락한 30.49달러를 기록했다.
수급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951억원을 팔아 치우며 14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믿었던 기관도 나흘 만에 매도세로 전환해 1307억원을 매도했다. 기관의 매도규모는 지난 4일 이후 최대다. 개인만 3178억원어치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543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업(1.49%)과 통신업(1.09%), 의약품(0.72%), 섬유의복(0.53%)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전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화학업종은 하룻새 2.45% 내리며 최대 낙폭 업종에 이름을 올렸고, 전기전자(-2.32%), 유통업(-2.17%), 은행(-2.1%) 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제조업과 건설, 증권, 운수장비, 의료정밀, 금융업 등도 1%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내렸다. 대장주 삼성전자(005930)가 전날대비 2.15%, 2만5000원 내린 11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물산(028260)(-5.33%), 삼성전자우(005935)(-1.44%), 삼성엔지니어링(028050)(-4.17%) 등 삼성그룹주 16개 종목 중 13개가 하락했다. 외국인들의 매도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기차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SDI(006400)는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다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할 것이란 소식에 무려 14.73% 급락했고, LG화학(051910)도 7.78% 떨어졌다. 이밖에 전날 상승했던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KB금융(105560), LG전자(066570), 롯데케미칼(011170) 등이 1~3%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SK텔레콤(017670)은 2.06% 올랐고 KT&G(033780)도 3.61%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한국전력(015760), SK(034730), POSCO(005490) 등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은 2억9526만6000주, 거래대금은 4조4098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상한가 3개 종목을 포함해 264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559개 종목이 내렸다. 53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