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원화 절상은 경상수지 흑자 외에도 외국인 단기투자자금 유입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이 1일 발표한 6월 금융통화위훤회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은 “원화가치 변동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득(긍정적 영황)과 실(부정적 영향)에 대해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금통위원은 “원화강세 기대, 내외금리차 등을 배경으로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 유인(incentive)이 상당히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원화 절상기대가 높다 보니 투기적인 단기차익거래 유인이 높아지면서 환율이 실제 하락하는 악순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중견·중소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 32.1%에서 2013년1∼11월 32.9%로 계속 높아지는 등 수출 중심 기업경영이 기존의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환율이 절상되더라도 기업 채산성 악화로 고용감소, 임금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확대되면서 수출의 낙수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계속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필요할 경우 과도한 쏠림현상 및 기대심리를 미세조정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환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기 보다 순간적으로 급락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자본유입 규모가 순액기준으로는 급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신중하고 기술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외환시장에서 쏠림현상으로 인해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처럼 환율이 일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선 통화정책 수행시 금리와 환율의 움직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 환율, 주가, 신용지표 등 50개 금융변수를 활용해 작성한 FCI보다 금리와 환율 등 핵심변수만을 활용해 작성하는 통화상황지수(MCI·Monetary Conditions Index) 등이 정책판단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외에도 다른 일부 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중에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우리나라(GDP 대비 5%)보다 큰 국가들이 있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환율문제가 제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배경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의 원화 절상이 물가를 짓누르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올해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하한인 2.5%를 밑돌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
한 금통위원은 “상반기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원화환율 절상 및 이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과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미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하반기 전망치(2.7%)를 계속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시엔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해 경제성장이 둔화되며, 수입물가가 하락해서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되면서 채권수익률이 하락한다. 주가는 통상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한은 관련부서는 이에 대해 “올해 1∼5월중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대비 1.3% 상승한 점과 6월 모니터링 결과를 함께 고려해 보면 상반기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당초 전망치(1.5%)에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의 경우 농산물가격과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변수”라고 답변했다.
특히 “원화환율의 일시적인 강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면서도 “그 기조가 고착되거나 앞으로 강세 추이가 강화될 경우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