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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韓증시, 추가 하락 가능성 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41%(59.38포인트) 하락하며 2405.69에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에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으리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 폭을 보인 탓이다. 6일 추석 연휴를 보낸 이후 급락을 보는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국 하원의장의 해임과 끝나지 않은 연방정부 셧다운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하며 채권금리와 달러화가 튀어 오른 만큼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과 과매도 구간 진입에 따른 일시적 눌림이란 진단이 동시에 나온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데일리에 “11~12월 이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방향성이 잡혀야 국내 증시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락 배경이 미국 재정 불안에서 온 만큼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오른 미국 10년물 국고채 금리도 부담 요소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단단하다는 데이터가 계속되면서 긴축 정책 지속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일(현지시간) 예정된 9월 고용지표 결과에 주목하며 “고용 둔화가 나타난다면 한숨 돌릴 수 있으나 반대라면 추가적인 하락 구간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와 같은 고물가를 겪어본 시장 참가자들이 적어 변동성 확대 양상이 이어질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너무 좋다는 것이 문제”라며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에 불확실성 가중으로 나타났고, 한국 증시도 이 영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상반기 우호적인 금융환경을 바탕으로 한 국내 증시의 반등은 이제 일단락됐다”며 “미국 다우지수 역시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한 만큼, 위험자산(주식)은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 근접하면서 점진적으로 바닥을 잡아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증시는 저점권에 있고 투자심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서 오히려 역발상 투자 관점이 필요하다”며 “변동성이 좀 더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추세적인 하락보다는 바닥을 잡고 방향성을 만들어 갈 것”으로 예상했다.
◇“호실적 종목 찾아 보수적 대응해야”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증시가 급락하는 과정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가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호실적에 대한 기대가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성장 지속성에 의문부호가 달리기 시작한 2차전지 관련주는 줄줄이 폭락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적 이슈가 부각된 종목들이 하락폭을 크게 가져가고 있다”며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밸류에이션을 키워온 종목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달러에 증시가 위축됐으나 수출주에는 호재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한국 수출지표에 서프라이즈가 나왔기 때문에 3분기 실적시즌은 전분기에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하면서 하방경직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전망”이라며 “원화가 약세이기 때문에 수출주가 유효하며 반도체, 자동차, 기계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