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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지난 24일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사법부가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는 사법부 무력화 법안 처리를 끝내 강행했다.
이 법안 통과로 다양한 직종의 근로자들이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서는 등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후 며칠간 이스라엘 화폐인 셰켈화 가치는 달러 대비 2% 이상 하락했으며, 1월과 비교해 9% 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위험 분석 및 전략 컨설팅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하미시 키니어 중동 및 북아프라카 수석애널리스트는 “현재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명확한 종착점 없이 이 상황이 지속하는 한 이스라엘 경제에 대한 물음표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확실성 속에 이스라엘 주식시장도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MSCI 이스라엘 지수는 주요 글로벌 주가지수인 MSCI 올컨트리월드 지수에 비해 약 14% 뒤처졌다. 키니어 수석애널리스트는 “(사법정비 혼란에 따른) 시민의 불안이 커지면 현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약 2.5%, 내년 약 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면 각각 1.0%와 1.6%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펀드매니저사인 나인티원의 로저 마크 채권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은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정부가 사법정비를 더 오래 추진할수록 그 매력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 경제의 기둥인 기술 부문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불확실한 사업환경 영향 탓에 올 3월까지 이스라엘 스타트업 80%가 해외로 이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니콜라스 파 경제학자는 “사법정비에 대한 반발이 이스라엘 경제를 영구적으로 낮은 성장 경로로 밀어 넣을 위협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세계 3대 주요 신용평가사도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S&P는 전례없는 시위 탓에 올해 이스라엘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6.5% 대비 크게 둔화한 1.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도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한 단계 낮췄다.
펀드매니저사 반에크의 나탈리아 구루시나 신흥시장 수석 경제학자는 “이스라엘의 새로운 법률은 제도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잠재적으로 기술 부문과 같은 분야로 자본 유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