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젊은 여성 위암 환자 증가해 주의 필요

이순용 기자I 2018.08.02 15:10:24

30~40대 여성 위암 환자 비율은 약 46%로, 50~60대의 23%에 비해 두 배에 가까이 많아
유명 영화배우나 가수도 젊은 나이에 사망해 이미 위암이 중년의 질환 아니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다섯 살짜리 아들과 한 살 터울 딸을 둔 김미영(41)씨는 지속적인 소화 불량에 시달렸다. 그러다 증상이 점점 심해져 인근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 결과 ‘위암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아이들도 어리고 해서 하루 빨리 털고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큰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 초음파검사를 시행한 결과 위암 1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박도중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초기 위암은 가벼운 복통이나 소화 불량 등 평소 자주 느낄 수 있는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적절한 검사를 제때 받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없다고 해도 30대 이후에는 위 내시경 검사 등을 통해 위 건강상태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30~40대 여성 위암 주의보

30~40대의 경우 여성의 위암 환자 비율은 약 46%로, 50~60대의 23%에 비해 두 배에 가까워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영화배우 고 장진영 씨나 가수 고 유채영 씨 등 유망한 여성들이 위암으로 사망한 사례는 ‘위암은 중년 남성의 질환’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젊은 여성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위암은 크게 암세포가 뭉쳐져 있는 ‘장형 위암’과 암세포가 서로 떨어져 흩어져 있는 ‘미만형 위암’으로 나뉘는데, 장형 위암은 남성과 고령 여성에 많고 미만형 위암은 젊은 여성에서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좌 - 장형 위암 / 우 - 미만형 위암
미만형 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전이와 재발 확률도 높아 위험성이 장형 위암에 비해 위험성이 크다. 젊은 여성들이 위암에 대해 보다 주의를 가지고 내시경 검사 등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 이유다.

젊은 여성에게서 미만형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성별과 관계 없이 젊은 위암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균 감염률이 약 90%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제균 치료 등 적절한 관리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수술 흉터는 가급적 작제

가임기 젊은 여성의 경우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수술 후 생기는 ‘흉터’다. 시원한 복장이 필요한 여름이나 패션을 위해 일부 노출이 필요한 의상을 선호하는 경우 더욱 흉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과거에는 초기 위암에도 개복 수술(배를 여는 수술)로 수술할 수밖에 없어 흉터도 크게 남고 합병증도 적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배에 3~4개의 절개창(구멍)을 내어 내시경 기구를 넣고 암이 있는 위 부위를 잘라내는 ‘복강경 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배꼽 아래 구멍 하나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해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도 개발됐다.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 장면


하지만 겉으로 남는 흉터와는 달리 수술 중 위에서 얼마만큼을 잘라낼 것인지는 전문가인 의료진의 의견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암의 진행 정도나 암 세포의 위치, 예측되는 합병증의 종류나 강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감염 여부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박도중 교수는 “위암 수술은 고도비만 수술과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데, 이는 위 절제가 중요한 치료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당뇨를 함께 가지고 있는 위암 환자의 경우 위를 고도비만 수술 수준으로 많이 제거하는 경우 당뇨도 일부 치료되는 경우가 많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감염이 된 경우에도 위의 제거 범위가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위암 완치율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며, “수술법의 발전에 못지않게 건강검진 등으로 위암이 조기에 발견된 것이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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