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단말기 유통법이 안착하지 않은 가운데 사업부서 임원의 변동이 거의 없으면서도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은 부사장급으로 격상해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KT의 직책은 회장 이후에 사장급은 없고 부회장들이 있다. 이는 주력인 이동통신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 속 조직개편 및 인사 최소화’라는 원칙이 필요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첫 번째 인사에서 전체 임원 수를 기존 130여명에서 100명 정도로 줄인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는 상무보 승진자를 45명으로 제한해 사실상 임원 수를 또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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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승진 최소화 속 ‘부사장급’ 비서실장 탄생
임원 승진은 부사장 3명, 전무 4명, 상무 17명으로, 검증된 실무형 임원을 중심으로 중용했다. 경영지원부문 한동훈 전무, 비서실장 구현모 전무, 케이티 에스테이트 최일성 대표(전무급)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서실은 황창규 회장 지근 거리에서 일하는 자리다. 구현모 실장이 이끌어 왔는데, 이번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과거 KT 비서실은 상무급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실무진 몇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부사장급 비서실장이 전략을 담당하면서 아래에 3개 팀을 둬서 재무, 그룹, 홍보전략 등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로 변했다. 전략·재무 등 그룹 핵심을 관리했던 과거 삼성의 구조조정본부를 연상시킨다.
또 편명범 수도권강북고객본부장과 강국현 마케팅전략본부장을 각각 전무로, 오만수 수도권강북고객본부 성수지사장 등을 상무로 승진하는 등 핵심 사업 경쟁력 회복의 기여도를 승진 인사의 기준으로 삼은 점도 눈에 띈다. 상무보 승진자는 예년에 50명~60명 수준에서 45명 정도로 제한했다. KT는 신규 선임 임원은 성과뿐 아니라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추고 그룹 시너지를 실천하는 인물을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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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T는 그룹의 싱크탱크 구실을 하던 미래융합전략실(실장 윤경림 전무)을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확대 개편해 5대 미래융합사업까지 총괄하도록 했고, 글로벌사업본부를 글로벌사업추진실로 확대해 CEO 직속으로 독립시켰다.
또 고객 최우선 경영을 위해 고객 접점이나 현장 인력 교육을 담당하는 ‘현장훈련아카데미’를 신설하는 등 현장 조직을 강화했다. 지역 고객본부와 지사를 고객 중심으로 재편해 권한위임을 늘리고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재편했으며, 개인과 기업 상품으로 이원화해서 운영하던 ‘상품 개발 및 관리 조직’도 통합했다.
이와 함께 KT경제경영연구소를 국회나 정부 상대로 정책협력 업무를 하는 CR부문(부문장 전인성 전무) 아래로 편재했다. 지원조직을 줄이면서도 KT의 정책 협력 업무와 경제경영연구소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고위 관계자는 “특히 한전과 하는 스마트 에너지를 사업화하기 위해 예전에 연구소 기능에 머물렀던 것을 미래융합사업추진실에서 사업화까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는 11일 전보 인사를 통해 황창규 회장 2기 경영을 이끌 장수들을 정한다. 현재 주력 임원은 임헌문 커스터머부문장, 한훈 경영기획부문장, 한동훈 경영지원부문장, 남규택 마케팅 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가운데), 신규식 G&E 부문장, 김기철 IT부문장, 전인성 CR부문장, 이동면 융합기술원장 등이다. 이들 사업부서의 경우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