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혁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은 3일 오후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나노 코리아 2024’ 기조연설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래 기술에서 교집합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며 “모든 기술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이, 나아가 삼성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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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더 나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발표한 송 사장은 AI 발전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반도체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대표적인 생성형 AI로 불리는 챗GPT의 경우 5000만 명의 사용자를 구축할 때까지 불과 1년이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은 4~7년, 자동차는 62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보편화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간의 뇌와 비교하면 아직 AI의 성능은 현저히 낮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D램의 속도는 초당 460GB(기가바이트)로 인간의 뇌 속도(25TB/s)는 이보다 55배 빠르다.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대용량저장장치(SSD)의 용량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40분의 1에 불과하다. 송 사장은 “‘인간의 뇌’로 벤치마킹할 타깃이 있기 때문에 AI 기술이 발전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송 사장은 전공정 실리콘 기술과 후공정 패키징 기술이 모두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AI 기술은 인간보다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퍼포먼스는 빨라야 하고 전력량은 줄여야 한다”고 했다.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한 그는 “반도체 기술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혼자선 나아갈 길이 굉장히 어려워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상호작용을 해야 한다”며 “협업이 중요한 시대가 되고 삼성은 그 부분의 파도 앞에 타 있겠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 다음 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3D D램 개발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3D D램은 트랜지스터를 층층이 쌓는 메모리반도체다. 삼성전자는 내년 이후 3D D램 메모리 시대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기조연설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현재 삼성전자의 3D D램 개발 현황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차세대 제품인 6세대(1c) D램 양산 계획, HBM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지연 원인과 더불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대만 TSMC를 추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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