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日 역사왜곡교과서 추가통과 깊은 유감…즉각 시정하라"

김윤정 기자I 2024.04.19 17:56:08

日문부성, 역사왜곡 중학교 교과서 2종 검정 통과
일본군''위안부'' 강제 연행한 적 없다 등 역사 왜곡
"지난달 통과된 교과서보다 심각한 역사왜곡 기술"
"관 계발전 추세에도 역행…과거 겸허히 수용해야"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로 연행한 적 없다는 등 역사를 왜곡한 기술이 담긴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가 19일 추가 통과된 데 대해 대한민국 교육부는 “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시정을 촉구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22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고 2025년도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쓰일 사회과 교과서 18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개악됐다. 사진 왼쪽 빨간 줄이 그어진 야마카와출판의 기존 역사 교과서에서는 “전장에 만들어진 ‘위안시설’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 (이른바 종군위안부)”고 적혀 있다. 하지만 오른쪽에 있는 새 교과서에는 조선 앞에 ‘일본’을 추가하고 ‘(이른바 종군위안부)’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사진=연합뉴스)
교육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 “일본 문부과학성이 그릇된 역사관으로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2종을 추가로 검정 통과시킨 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 이번에 추가 통과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2종은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하는 내용과 더불어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고 일본군‘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는 등의 심각한 왜곡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일본 문부과학성은 그릇된 독도 영유권 주장이 실린 역사(8종)·공민(6종)·지리(4종) 교과서 등 중학 사회과 교과서 18종에 대한 검정을 통과시켰다. 또 역사 교과서 8종에선 1940년대 조선인 노동력 동원에 대한 서술에 ‘강제 연행’ 등의 용어를 덧붙이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선 역사 교과서 2종이 다루나 ‘종군 위안부’ 대신 ‘위안부’로 기술했다. 이는 2021년 4월 일본 각의(국무회의)에서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종군 위안부’가 아니라 ‘위안부’ 표현이 적절하다는 결정에 따른 것으로, 가해 역사 표현이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정 통과 직후 대한민국 교육부는 “한·일 양국이 얽힌 매듭을 풀고 보다 건설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간 지속된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 미래 세대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부는 “일본 정부가 더욱 심각한 왜곡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합격시킨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한일 양국 관계 발전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과거 한일 우호관계의 기반이 된 미야자와 담화의 근린제국 조항과 무라야마 담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향후 교과서 왜곡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미야자와 담화에는 ‘교과서 집필에 있어서 이웃 아시아 국가들과의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다룰 경우 국제적 이해와 협조라는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무라야마 담화에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 의심할 여지 없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기술이 포함됐다.

교육부는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과거사를 겸허히 수용하고 역사를 직시하여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달 22일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열고 2025년도부터 일본 중학교에서 쓰일 사회과 교과서 18종이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 중학교 사회과와 지도 교과서에서는 한국 땅인 독도에 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강화됐다. 사진은 야마카와출판이 펴낸 역사 교과서로 오른쪽에 빨간 줄을 그은 기존 교과서에서는 “일본 영토에 관해 일본 정부는 한국과 다케시마에 대해 영유권 문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왼쪽의 새 교과서에서는 ‘일본 영토’를 ‘일본 고유 영토’로 변경했다. 일본에서는 ‘고유 영토’를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토지”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