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8인치 생산라인 역시 13개가량 증설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글로벌 8인치 수요가 늘어나면서 8인치 반도체 생산량은 월간 700만장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인치 웨이퍼를 주로 활용하는 자동차·전력 반도체 팹 생산량이 특히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전력반도체 팹 용량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8% 증가하고, 8인치 파운드리 팹 역시 20% 용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SEMI는 “자동차를 비롯해 기타 응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8인치 팹 용량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를 만드는 원판인 웨이퍼는 크기에 따라 8인치와 12인치로 나뉜다. 두 웨이퍼 모두 성숙(레거시)공정 반도체와 첨단공정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쓰이지만, 판 면적이 더 넓은 12인치 웨이퍼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만큼 고부가 첨단공정 제품을 만드는 데 주로 쓰여 왔다.
통상 8인치 웨이퍼 팹에서는 전력반도체(PMIC),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기술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성숙(레거시)공정 반도체를 만든다. 가전·IT 기기 등에 주로 쓰이는 반도체 제품이 대부분이다.
8인치 웨이퍼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례 없는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20년부터 가전, IT제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자동차용 반도체 역시 수요가 폭증하면서 8인치 반도체 시장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공급 지연 기간이 길어지면서 한 번에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12인치 반도체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여기에 경기 침체까지 닥쳐 8인치 반도체를 쓰는 가전, IT 수요도 급격히 줄었고 주문량 또한 감소했다. 이같은 흐름에 8인치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커져 왔다.
반도체 업계는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당장 8인치 수요가 급감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사용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공정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8인치 반도체 수요가 꾸준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나 전력반도체, DDI 등 8인치 공정에서 생산하는 게 더욱 적합한 제품들이 있다”며 “이 쓰임새가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8인치 파운드리가 주력인 DB하이텍은 최근 에이프로세미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GaN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기술 개발에 나섰다. GaN 전문 팹리스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단 복안이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8인치 파운드리 전문 기업 키파운드리 역시 최근 관련 산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GaN 반도체는 미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8인치 반도체 기업으로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