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0년 11월 11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전용 85㎡ 기준 10억 클럽에 가입했던 가온마을4단지는 이달 8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특별시 반곡동 수루배마을 3단지 전용 102.6㎡는 지난 2일 8억9000만원(4층)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동일한 면적의 아파트는 지난해 6월26일 13억원(11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가 같은해 8월 11억5000만원(12층), 올해 1월 9억2000만원(9층) 등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다.
같은 단지내 전용 84㎡도 지난달 30일 7억1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 8억5500만원(6층)보다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84㎡는 현재 저층으로 7억2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있다”면서 “요즘 분위기는 급매물만 간간히 거래가 체결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종시 아파트값은 0.49% 하락했다. 지난해 8월 0.12% 하락한 이후 8개월째 내림세다. 심지어 올해 들어 1월에는 0.57% 떨어지는 등 낙폭을 키우고 있다. 세종시는 올해만 1.6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같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쉬어가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종시는 2020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으로 꼽힌다. 2020년 한 해동안 무려 44.97%나 올랐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열기가 달아오른데다 여당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가속화하면서 세종시 집값에 불을 당겼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급매물이라고 해도 기존 가격에 비하면 굉장히 비싼 편으로 수요자가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그간의 상승폭을 아직 다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종시의 경우 약세 전환한 뒤 한동안 주춤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대출 문제 영향으로 매수세가 많이 꺾인 상황”이라면서 “이런 부분이 해소된다면 다시 움직일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