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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경기부양책 美성장 힘입어 올 세계 5.9% 성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1일 ‘2021년 세계경제 전망(수정치)’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는 5.9%, 내년에는 4.3%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KIEP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5.0%)와 비교해 0.9%포인트나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가 내놓은 전망치(6.0%)보다는 소폭 낮고 OECD가 지난 3월 내놓은 전망치(5.6%)보다는 소폭 높다.
KIEP가 이번 전망을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한 데는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서다. KIEP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6.6%로 제시하며 직전 전망(2.8%)대비 3.4%포인트나 대폭 올려 잡았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어느 정도 규모일지, 의회를 얼마나 빨리 통과해 집행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지만 미국의 부양책이 예상보다 큰 규모와 빠른 속도의 집행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이같은 경기 부양책으로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달부터 개인 현금 지원, 실업수당 연장 지급 등을 포함한 1조 9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프라 투자 내용을 포함한 2조 3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일자리 계획(American Jobs Plan)’과 인적 인프라 투자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조 8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American Families Plan)’을 발표하는 등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KIEP는 미국 외 주요국가의 경우 중국 8.6%, 유로지역 4.4%, 일본 3.0% 수준의 성장을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각각 직전 전망 대비 0.2%포인트, 0.7%포인트, 1.0%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거대 신흥국으로 꼽히는 인도(9.0%)와 브라질(3.0%)의 경우 각각 직전 전망 수준을 유지,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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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종 KIEP 원장은 올 하반기에는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현재 전망 수준보다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코로나19 회복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하반기에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KIEP는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우리 경제가 4%대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국내외 기관의 전망이 이어지며 코로나19 충격에서의 경제 회복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지난달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4.6%로 상향 조정했고, LG경제연구원도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4.0%로 크게 끌어올렸다. 이달 한국금융연구원이 내놓은 전망치는 종전 2.9%에서 4.1%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통해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도 “각 부처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간 불균등하게 나타날 경기 회복세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각국 정부는 자국 문제에 빠르게 대응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국가간 협력 강화를 고려할 여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며 “그러나 국가간 불균등한 회복은 결국 리스크요인이 되는 만큼 단기적인 회복에 집중하는데서 나아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를 같이 살릴 수 있는 정책 공조가 필요하고,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국제 공조에 적극적으로 힘을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