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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간단하다. 수익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거물’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치료제에 베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수익 직결되는 판매가격…“기대보다 낮을 듯”
수백만 어쩌면 수십억명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치료제 개발에 많은 제약회사가 뛰어들었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자신의 돈을 맡긴 뒤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가장 먼저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반면 또다른 투자자들은 “큰 이익은 얻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치료제 ‘렘데시비르’로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주가는 올 들어 18.9% 급등했다. 이에 대해 여러 제약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는 탓에 잠재 수익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헬스케어 헤지펀드 퍼셉티브어드바이저를 운용하는 요제프 엘더만 매니저는 “(제약회사들의) 주가 대부분이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판매 가격, 제조 원가, 유통 비용 등을 고려하면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 나아가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인도적 차원에서 회사에 상당한 이윤을 가져다줄 만큼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없어 보여서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료제 가능성을 언급한 뒤 가격을 크게 올렸다가 맹비난을 받았던 클로로퀸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제약회사들은 판매 가격 상한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길리어드의 경우 연말까지 100만개 이상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지만, 또 한편으론 150만회에 달하는 치료제를 병원에 무료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 이후에는 치료제 가격이 얼마가 될 지 불투명하다. 즉 회사가 벌어들일 수익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치료제 개발 순서도 중요하다. 뒤늦게 개발해봐야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에 밀려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효능에 대한 의구심…백신 개발도 부담
효능을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약세 베팅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 마디로 제약회사가 정말로 코로나19에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지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에 대해 긴급 사용 허가를 했다. 하지만 이는 최종 승인이 아니다. 아직 치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치료제와 함께 백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백신이 출시되고 난 뒤엔 치료제는 효용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최소 70개의 백신이 제약회사와 연구기관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헬스케어 헤지펀드 글렌뷰캐피탈매니지먼트의 래리 로빈스 매니저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베팅은 피하고 있다”며 “백신이 개발되고 나면 아무리 효과가 좋은 치료제라고 하더라도 필요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강세 베팅 투자자들의 의견은 다르다. 이들은 백신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치료제를 정맥에 직접 투약하는 방법 외에도 흡입 등 다른 복용 방식이 개발되면 인기가 높아질 수 있다고 반박한다. 아울러 재발을 막아 줄 항체 치료제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