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후파장, 대한항공 '꺾인 날개'

정태선 기자I 2014.12.10 18:31:28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여론의 뭇매에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사표를 냈지만, 대한항공이 짊어질 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 초기에 미온적인 모습으로 대응하다 비난 여론만 더욱 키웠다. 보직에서 물러났지만 부사장직을 유지하면서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참여연대가 항공법·항공보안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국토교통부는 일명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 위법성이 없는지 조사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10일 “내부 증언과 대한항공 노조 등에 따르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조 부사장은 이미 상당히 흥분한 상태로 여성 승무원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고함을 퍼부었다”고 공개했다. 위원회는 또 “오너의 친딸이 화를 내자 다른 직원이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말을 했고, 그러자 이번에는 ‘너는 또 뭐냐’며 욕설과 고함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대한항공은 사무장을 항공기에서 내리게 한 것이 기장과 협의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일 조현아 부사장은 사태 책임을 지고 모든 보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부사장직이나 대표이사 계열사 사장직을 모두 유지한 점이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킨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보직 사퇴 순간까지도 조 부사장 본인이 직접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난을 자초했다.

이번 사태로 대한항공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 앞으로 미래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대한항공의 오랜 염원인 경복궁 옆 특급호텔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이 사건이 터지자마자 대한항공 호텔 프로젝트에 대한 ‘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 등에서는 특히 대한항공의 호텔 신축계획을 조 부사장이 총괄했다는 점에서 더욱 호텔 신축을 허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지해고 있다. 대한항공은 옛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인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 3만7000여㎡를 2008년 사들여 7성급 호텔 신축을 추진해왔다.

대한항공을 바라보는 대내외적인 시선도 여전히 싸늘하다. 인터넷에서는 대한항공을 ‘대한땅콩’, ‘땅콩 부사장’, ‘땅콩 리턴’이라며 이번 일을 꼬집고 있고, 외신들도 이번 파문을 집중 보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한항공 이름이 부끄럽다. 한진 항공이나 땅콩항공으로 바꿔라”라고 조롱했다. 대한항공과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도 시작됐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이번 대한항공 사태가 재계에 대한 불신 여론으로 비화하는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대한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비난 여론으로 이어지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에게 부담이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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