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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하던 균형을 깬 것은 문동현의 절묘한 칩샷이었다.
김찬우, 조우영, 엄재웅과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던 문동현은 16번홀(파4·454야드)에서 27m 거리의 칩인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깼다. 순식간에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문동현은 남은 17번홀과 18번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며 우승을 지켜냈다.
문동현은 이날 2언더파 69타를 기록해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경기를 마치면서 프로 통산 3승에 도전한 김찬우(8언더파 276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KPGA 투어 최고 권위의 KPGA 선수권대회 69번째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1958년 시작해 올해로 69회째를 맞은 KPGA 선수권대회는 국내 프로골프 대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이날로 만 20세 2개월 2일이 된 문동현은 2012년 이상희가 세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20세 4개월 13일)을 갈아치우며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투어 첫 승을 KPGA 투어에서 장식한 건 문동현이 26번째다.
문동현은 골프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2024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PGA 투어 2승의 임성재와 마지막 날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만 18세였던 그는 평균 320야드에 이르는 장타력을 앞세워 화제를 모았고, 비록 준우승에 만족했지만 티샷 거리에서는 임성재를 압도하기도 했다.
기대 속에 지난해 프로로 전향했지만 첫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14개 대회에 출전해 8차례만 본선에 진출했고, 제네시스 포인트 71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겨우 시드를 지켰다.
그러나 2년 차를 맞은 올해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4위로 가능성을 보였고, 5월 경북오픈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우승 문턱까지 다가섰다. 그리고 마침내 KPGA 투어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프로 첫 승을 신고하며 한국 남자 골프의 차세대 기대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우승으로 상금 3억2000만원을 받은 문동현은 상금랭킹 2위(4억4266만4831원), 제네시스 포인트 1위로 올라섰다. 또 2031년까지 5년 투어 시드도 확보해 탄탄한 투어 활동을 보장받게 됐다.
프로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문동현은 “(16번홀) 두 번째 샷으로 그린까지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최대한 가까이 보내자는 생각이었고 칩샷이 들어가면서 우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지만, 마지막 홀 퍼트가 들어갈 때까지 우승을 확신할 수 없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지난해 데뷔 시즌에는 코스 매니지먼트가 부족했고 쇼트게임도 잘 하지 못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며 “지난 겨울에 미국 팜스프링에서 훈련하면서 부족함을 보완한 게 올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5년 시드를 받은 문동현은 해외 투어 도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작년에는 해외투어 도전을 계획했으나 시드 유지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해보지 못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5년 시드를 받은 만큼 올해는 해외투어 도전을 적극적으로 해볼 수 있게 됐다”고 계획을 밝혔다.
KPGA 투어 선수는 시즌 성적에 따라 해외로 나갈 혜택을 받는다. 시즌 종료 기준 제네시스 포인트 1위는 DP월드투어 출전권과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이하 Q스쿨) 최종전 직행 티켓, 9월 말 기준 5위까지는 PGA 투어 Q스쿨 1차 예선 면제, 10위까지는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 출전권을 받는다.
문동현은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1위로 올라섰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에선 엄재웅과 이재진은 나란히 7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공동 3위, 왕정훈과 김준형은 공동 5위(이상 6언더파 278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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