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은 현재 약 99.6% 건설이 진행됐다. 공장 뼈대는 모두 완공이 됐고, 반도체 장비 등이 반입되기 전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하는 반도체 품목 관세에 반도체 장비까지 포함돼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면 삼성 테일러 공장 건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70억달러 규모의 투자 비용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는데, 설비를 반입하면서 관세까지 붙게 된다면 예상보다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는 4나노, 2나노 파운드리 생산시설과 첨단기술 연구개발(R&D)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 양산이 이뤄지며 네덜란드의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의 장비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고가 장비에 관세까지 추가로 부담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 알루미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를 언급하면서 미국 내에서 반도체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들은 본사는 미국에 있으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들에 관세 카드를 쓸 수 있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 제조장비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지에 생산 시설을 두면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이나 장비 탈취, 우회 수출 등의 우려가 생겼다”며 “본국 기업이 북미권으로 돌아오라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을 통제하기 위해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통제를 엄격하게 한 것이 주효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주요 첨단 반도체 공정 장비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이유다. 관세 역시 중국의 기술 추격을 억제하려는 방안 중 하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의 대규모 감세도 고려하고 있어 관세에 따라 구체적인 금액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경 연구위원은 “장비를 비싸게 사오더라도 반도체지원법, 트럼프 기업 감세 등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이 있을 수는 있다”며 “각 반도체 제품과 장비의 관세율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다르게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