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성 떨어진 北 중거리 탄도미사일, 고체 기반 극초음속 '고도화'

김관용 기자I 2025.01.06 14:59:23

北, 평양일대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
고체연료 기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추정
軍, 지난 달 부터 사전 정황 포착 후 추적·감시
극초음속 개발 성공시 요격 어려워, 기밀성 확보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6일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가운데, 최근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추정된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정오께 평양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해 첫 탄도미사일 도발로,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이후 두 달만이다. 이 미사일은 1100여㎞를 비행해 동해상에 탄착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다”면서 “발사 시 즉각 탐지해 추적했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그간 북한의 예상되는 도발로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었다.

실제로 지난 해 11월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는 지금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지난 달에는 “최근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동체 생산과 이동 징후, (2021년 발표)국방발전 5개년 계획, 미국 대통령 취임 등 대내외 정치 일정 등을 고려 시 연말 당 전원회의 전후 중거리 탄도미사일급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형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 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해 4월 3일 보도한 사진이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2023년 말부터 고체연료화 미흡 등으로 전략성이 떨어졌던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고도화에 주력해 왔다. IRBM은 사거리 3000~5500㎞로, 평양에서 약 1400㎞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약 3500㎞ 떨어진 괌 등을 타격권에 둔다. 액체연료 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연료 주입이 필요하지만, 고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은 기존의 액체 기반과는 다르게 연료를 충전한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고 연료 주입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기 때문에 은밀성이 장점이다.

북한은 지난 2023년 11월 11일과 14일에 각각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 1단계와 2단계의 첫 지상분출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월 14일과 4월 2일 각각 평양 일대에서 고체연료 엔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특히 4월 2일 발사에 대해 북한은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는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1차 정점고도 101.1㎞, 2차 정점고도 72.3㎞를 찍으며 비행해 사거리 1000㎞ 계선의 조선동해상 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탄도미사일이 상승했다가 하강한 뒤 다시 약간 상승하는 궤적으로 미사일이 비행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합참은 6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고, ‘변칙 기동’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26일에도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지만, 공중 폭발해 실패했었다. 북한이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성능을 개량하기 위해 이번에 또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극초음속 무기는 목표물을 타격할 때까지 최소 마하 5(시속 6120㎞)의 속도를 내는 비행체를 의미한다. 이론상 미사일에 실려 발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의 경우 발사 후 도중에 분리된 뒤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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