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격차 기술’ 경쟁…솔루스첨단소재-SK넥실리스도 특허전쟁

김은경 기자I 2024.12.16 16:38:32

전지용 동박 특허 6건에 2건 추가 제소
SK넥실리스 시작으로 1년째 ‘맞소송전’
초격차 기술 경쟁 시대 ‘특허 전쟁’ 격화
中 저가 물량공세 속 ‘제살 깎기’ 우려도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최근 국내 산업계에서는 대기업 간 특허와 기술 탈취를 둘러싼 소송전이 빈번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특허에 관해선 맞소송도 불사하며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 동박업체인 SKC 자회사 SK넥실리스와 솔루스첨단소재도 특허 분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동박 산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336370)의 유럽통합법인 볼타에너지솔루션은 이달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넥실리스를 상대로 자사 특허 2건에 대한 침해 주장을 담은 소장을 제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소장에서 SK넥실리스가 추가로 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솔루스첨단소재 전지박 제품.(사진=솔루스첨단소재)
해당 특허는 동박 제조 과정 중 ‘크롬방청 처리 기술’에 관한 것이다. 동박은 두께와 품질이 균일하고 고온에 변색되지 않으면서 음극재가 강하게 밀착돼야 한다. 이를 위해 크로메이트 피막이 균일하게 형성돼 음극재 표면과 강한 결착력을 지녀야 한다.

크로메이트란 금속 표면에 크롬산염을 사용해 부식을 막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보호막 형성을 말한다.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가 판매 중인 6종류의 전지용 동박 제품 모두가 이 크롬 처리 기술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적한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SK넥실리스의 미국 소송 제기를 시작으로 한미 양국에서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특허 4건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올해 5월 이 소송에 특허 1건을 추가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의 특허 5건 모두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 측 특허가 오래전부터 시장에서 사용된 기술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선행 제품과 문건 등 여러 근거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해 12월 국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전지용 동박 특허 6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이번 특허 2건을 추가 제소하면서 SK넥실리스 측에 침해 문제제기를 한 솔루스첨단소재 특허권은 총 8건으로 늘었다.

국내 동박업계는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업황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이에 기술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반면, 자국 기업 간 분쟁으로 ‘제 살 깎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오랜 업력과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한 독자적인 기술력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인정받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이번 소송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SK넥실리스 측은 “현재까지 소장은 수령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난해 12월 제기한 6건에 이어 추가적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이 같은 특허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와 HS효성첨단소재(298050) 간 특허 소송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고전압 해저케이블(HVDC) 기술 유출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경찰은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가운종합건축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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