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재건축단지 바로미터’로 불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 77㎡)가 지난 4월 17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18억5000만원(5월23일 거래)을 찍더니 현재 호가가 19억8000만원(중층 기준)까지 올랐다. 석 달 새 2억40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대치 은마 최고가는 지난해 12월4일 거래된 21억5000만원이다.
◇절세매물 소진·금리↓…집값 ‘반등’
|
부동산114의 5월 마지막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 집값은 0.01% 올라 9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이 이날 발표한 6월 첫째주(1일 기준) 매매 동향에서도 전주(-0.02%) 대비 0.02%포인트(p) 올라 9주만에 보합(0.00%) 전환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마포(-0.03%)·용산구(-0.02%)는 9억 초과 구축 위주로, 중(-0.02%)·종로구(-0.01%)는 매수문의가 감소하며 하락세 보였으나 동대문(0.03%)·노원구(0.01%) 등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하며 강북 전체가 보합으로 전환했다.
강남4구는 서초(-0.04%)·강동(-0.04%)·강남(-0.03%)·송파구(-0.03%)는 개발호재가 있는 일부 단지(GBC인근) 위주로 급매물 소화되고 호가가 상승하며 하락폭이 축소했다. 비강남권은 강서(-0.03%)·양천구(-0.01%)는 9억 초과 및 재건축 단지 위주로 하락했으나 구로(0.07%)·금천구(0.03%) 등은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
실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동3단지(75㎡)는 지난해 12월 7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8억원에 형성돼 있다. 상계마들대림(94㎡) 아파트는 지난2월 7억5500만원에 거래됐고 호가는 9억원이다. 구로구 구로동 구로주공(84㎡) 아파트도 지난2월 8억7200만원에서 현재 호가 최고 9억500만원까지 매물이 나왔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서울 집값은 급등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매매나 전세 매물 모두 부족한 상태인데다 9억 이하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는 많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며 “강남보다 집값이 저렴한 지역들이 먼저 오를 것이고 이후 상급지도 따라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6개월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사를 못했기 때문에 학군 수요가 있는 강남, 목동, 중계 위주로 오를 것 같다”고 했다.
◇“거래량 적으면 강보합 국면 유지”
다만 단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거래량이 적으면 강보합 국면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달 31일 기준 2284건으로 집계됐다. 전달(3008건) 대비 24.1% 감소한 수치다. 월별로 보면 1월 6473건에서 2월 8275건으로 늘었다가 3월 4411건으로 반토막난 이후 계속 감소 추세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승세는 오래갈 수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확대됐고, 전셋값과 땅값이 올라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 수요가 늘면서 가을 이사철까지 상승 여력이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강보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도 “급매물 소진과 기준금리 인하, 로코나19의 봉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이상 조정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진 것 같다”면서도 “거래량이 아직은 낮은 편이어서 거래량 회복 여부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