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478억 대만달러(약 10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분석업체 LSEG의 예상치 2388억 대만달러(약 10조1200억원)를 뛰어넘은 것이다.
TSMC는 이날 달러기준 매출을 공개했다. 2분기 매출은 208억 달러(약 28조7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의 이전 예상치인 196억~204억 달러보다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TSMC는 지난 10일 올 상반기(1~6월) 매출이 1조2661억5400만 대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6735억1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TSMC는 2분기 자본 지출은 63억6600만 달러로 전분기(57억7700만 달러)에 비해 10% 증가했다고 밝혔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3개 공장에 6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해외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TSMC 호실적은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 성공 이후 발생한 AI 붐과 관계가 깊다. AI를 훈련하고 운용하려면 첨단 반도체가 필요한데, TSMC는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 애플의 첨단 반도체도 제조하는 TSMC는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
|
이날 TSMC의 호실적 발표에도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 가능성이 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관련 발언에 주가는 요동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미국에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집권 시 반도체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으며, 이에 대한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이날 TSMC 주가는 전장 대비 8% 폭락했다. 대만증시에서도 4% 떨어졌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이날 TSMC의 주가는 직격탄을 입었지만, 시장에선 아이폰 제조사 애플과 AI 선도기업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TSMC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유효하다. 대만 증시에 상장된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 68% 급등했으며 이에 힘입어 대만 증시도 30%나 올랐다.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173억달러) 대비 최대 34% 늘어난 224억~2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타이베이에 본사를 둔 프랭클린 템플턴 시노암 증권의 제임스 황 회장은 로이터에 “주요 기업들은 여전히 AI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발언이 정치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