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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펫은 페트에 미세한 공기를 주입해 부풀린 폼(Foam)형태의 발포 소재다. 쉽게 말해 투명 플라스틱 생수병처럼 비발포 상태의 얇고 딱딱한 형태의 페트에 기체와 압력을 가해 얇은 스티로폼처럼 부풀렸다고 보면 된다. 발포를 통해 부피가 늘어나는 만큼 동일 면적대비 경량성이 우수하고 내부에 공기층이 존재해 단열성도 좋다. 이러한 장점에 보냉·보온성이 강조되는 배달용 용기와 완충재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 보호 패드 등으로 쓰이고 있다.
휴비스 관계자는 “페트 발포를 통해 중량은 줄이면서도 일정 수준의 강도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에코펫 기술의 핵심”이라며 “에코펫을 트렁크 내부 마감재 코어 소재로 사용하면 기존 PP 소재보다 무게를 30~4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 내부에 형성된 공기층으로 단열성과 차음성(소리를 차단하는 성질)도 좋다”고 덧붙였다.
휴비스와 현대차는 이번 주부터 에코펫 소재를 실제 트렁크 내부 마감재로 적용했을 때 기준에 충족하는 흡음성과 물성이 나오는지를 분석하는 성능평가에 들어갔다. 휴비스 관계자는 “현대차에서 요구하는 여러 스펙을 충족하는지 평가하는 것”이라며 “오는 8월~9월 사이에 평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능평가를 마친 이후에는 적용 차종이 선정되고 해당 차량에 맞는 마감재를 성형할 수 있는 금형 재단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금형 재단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제 차량 적용은 2024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차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제너시스 급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 과제로 ‘차량용 내부 경량 소재’ 개발을 여러 업체들과 진행하고 있으며 그중 트렁크 경량화 소재는 휴비스와 1차 벤더사 등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 (에코펫 소재로 만든 경량 마감재) 성능평가 중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에 적용할지를 정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휴비스는 지난 2000년에 삼양사(현 삼양홀딩스)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5대 5로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약 54%)를 차지하고 있는 단섬유를 비롯해 장섬유, 슈퍼섬유(고열에 견딜 수 있는 고성능 섬유), 산업자재용 소재 등 연간 76만t의 섬유소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성장 동력으로 페트 발포 소재 ‘에코펫’을 비롯해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섬유 ‘에코에버’ △생분해 페트 섬유 ‘에코엔’ △접착용 섬유 LMF 등을 개발해 친환경 소재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