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공회서 표준감사시간 정해…3년마다 개정
8일 회계업계와 한공회에 따르면 한공회 연구진은 표준감사시간제 개편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표준감사시간제는 감사인이 기업의 감사를 하면서 투입해야 하는 적정 감사시간을 뜻한다. 감사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사투입 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로, 2019년에 도입됐다.
외부감사법 제16조의2에 따르면 한공회는 감사업무의 품질을 제고하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의 보호를 위해 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표준감사시간을 정하게 된다. 한공회는 3년마다 감사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표준감사시간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이를 반영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2022년부터 적용된다.
절차에 따라 한공회는 표준감사시간을 공정하게 정하기 위해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를 두고 표준감사시간을 심의·의결하게 된다. 위원은 회사·회계법인을 대표하는 위원 각각 5명, 회계정보 이용자 대표(위원장포함)4명, 금융감독원장 추천 1명으로 구성된다.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재은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구진의 연구가 진행 중으로 아직 초안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회의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며 “연구안이 나오면 회계업계와 기업 등의 이견을 조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감사 보수 늘어난 기업들 “업종·규모 특성 반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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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으로 감사 보수가 늘어났다고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4월 305개 상장사(코스피 102개사·코스닥 20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0년도 감사보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상장사가 전체의 83%에 달했다. 표준감사시간이 도입된 후 2020년 감사시간 증가율을 보면 전년 대비 감사시간이 증가한 기업은 79%였다. 전년 대비 감사 시간이 10~50% 증가했다는 기업이 전체의 42.6%였고, △10% 미만 증가(21%) △50% 이상 증가(9.9%) △증가하지 않음(21%) 등으로 집계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처음 표준감사시간제를 도입할 때 기업환경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표준감사시간제는 업종 구분이 6개에 불과해 기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현재 연구진이 다양한 모델을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으로 기업의 업종·규모별로 새로운 표준감사시간을 산정하는 기준을 도입하게 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표준감사시간 산정이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점검이 필요해서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회계 개혁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상장기업의 감사보수 지출이 늘었다”며 “표준감사시간제 시행은 감사절차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의 이행 부담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