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원순 장례위 "세상에 작별 고하는 중…기자회견 재고 호소"

양지윤 기자I 2020.07.13 14:55:26

"유족들 온전히 눈물의 시간 보낼 수 있게 해달라"
고소인 측 김재련 변호사 기자회견 예정대로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장례위원회가 13일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직원의 대리인이 기자회견을 개최하기에 앞서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청 전경.(사진=서울시 제공)


박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서울시청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박 시장은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작별을 고하는 중”이라며 “한 인간으로서 지닌 무거운 짐마저 온몸으로 안고 떠난 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이 시각, 유족들은 한 줌 재로 돌아온 고인의 유골을 안고 고향 선산으로 향하고 있다”며 “부디 생이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유족들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인과 관련된 금일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박 시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하고 서울시청에서 영결식을 거친 뒤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박 시장 시신을 화장했다. 박 시장 유해는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향하고 있다.

고소인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예고한대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변호사는 “올해 5월 12일 피해자를 1차 상담했고, 26일 2차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 상세히 듣게 되었다”며 “하루 뒤인 5월 27일부터는 구체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시작해나갔다”고 말했다.

전 직원이 박 전 시장을 고소하면서 제출한 증거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나온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고소인이 피해자가 비서직을 그만둔 이후인 올해 2월 6일 심야 비밀대화에 초대한 증거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문자나 사진은 피해자가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도 있다”며 “동료 공무원도 전송받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런 성적 괴롭힘에 대해 피해자는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소 내용에 대해 “성폭력특례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형법상 강제추행 죄명을 적시해 7월 8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다음날 오전 2시30분까지 고소인에 대한 1차 진술조사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9일 오후부터 가해자가 실종됐다는 기사가 나갔고,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오늘 오전 피해자에 대해 온·오프라인 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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