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이데일리 건설부동산부 유튜브 채널 ‘복덕방 기자들’에 출연해 “(주택 시장이) 바닥 근처에도 안 갔다. 아직은 바닥을 향해 가는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전세가율이 낮아 하락에 더 취약하다”면서 “고점 대비 5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금리다. 김 소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매매·전세 시장이 동반 하락하는 발단이 됐다”며 “대출 이자를 감당할 정도로 기대 수익률이 못 미치게 돼 대부분 수요자들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금리 인상이 멈춘다고 해도 반등은 할 수 있어도 대세 상승으로 전환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일시적으로 반등한다고 해도 집값이 일정 지점에 이르면 수요자가 다시 관망세로 전환할 것이란 게 김 소장의 생각이다. 그는 “당장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금리 인상이 멈추고 고점 대비 20% 정도 조정되는 매물이 있다면 노려봐도 될 것 같다”면서도 “자금도 부족하고 당장 주택 구매가 필요하지 않다면 조금 더 바닥 시그널을 확인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바닥 시그널`은 무엇일까. 김 소장은 서울 강남권 규제 완화와 양도 소득세 특례 등 정부의 정책 변화를 꼽았다. 김 소장은 “지금도 미분양이 심각한데 미분양 주택이 수도권에서 3만 가구, 전국에서 9만 가구를 넘어가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마이너스피(분양가 보다 싸게 분양권을 전매하는 것)가 나오고 `투매`(投賣) 현상이 벌어진다”며 “정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양도세 특례까지 내놨다는 건 정부에서 (주택 경기 부양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그런 신호가 나오면 내 집 마련을 위해 적금이라도 깰 용기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세 시장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임대차 시장의 경우 “임대차 가격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전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세 대출 이자가 늘어나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고 전셋값이 떨어지는 대신 월세가 오르고 있어서다.
김 소장은 “2023년에 금리 인상이 멈추면 전세 대출 이자가 7%에서 3~4%로 떨어질 것”이라며 “세입자들이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전세로 돌아설 것이고 전셋값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