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하반기 최대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받았던 ‘배틀 그라운드’ 크래프톤(259960)이 ‘역대 2위 공모’라는 이름값이 무색하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돈데다가 장중 40만원선도 위협받았던 만큼 ‘고평가’ 딱지를 떼어내지 못한 것이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첫 날인 크래프톤은 시초가 대비 1.23%, 5500원 오른 45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약 10% 낮은 44만8500원으로 형성됐고, 장 초반 변동성완화장치(VI)가 두번이나 발동될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장중 40만5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결국 첫 날 주가는 장중 한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거래를 마쳤다.
최근 공모 대어와 마찬가지로 크래프톤도 외국인 매물부담에 발목잡혔다. 이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34억원, 1244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62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의무보유확약 없이 공모주를 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첫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이날 외국인 매도 상위 9위에 올랐다.
손바뀜도 치열하게 진행되며넛 크래프톤 하루 거래대금만 2조2320억원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21조3676만원의 10%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크래프톤은 공모가가 높았던 덕에 엔씨소프트(036570)를 누르고 게임 대장주를 예약, 상장 당일 코스피 시가총액 20위에 올랐지만 엔씨소프트(17조8925억원)와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4조원에 불과하다.
크래프톤은 수요예측과 청약 과정에서 모두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15 대 1에 그쳤고, 청약 경쟁률 역시 7.79대 1 수준으로 같은 날 청약을 진행했던 중소형 종목 원티드랩보다 적은 증거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여기에 고평가 논란과 더불어 높은 유통 가능 물량(32.05%, 1909만3426주)와 낮은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율(44.91%) 등이 우려로 작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