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기름붓기'에 불길 번지는 손혜원 사태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손혜원 의원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서로를 비방하며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손혜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손혜원 사태’의 불길은 더 번지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21일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자신을 ‘배신의 아이콘’이라고 비난한 손혜원 의원에 대해 “손 의원이 부동산 투기의 아이콘”이라며 “(저는)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손 의원하고 싸울 군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이 매입한 목포 부동산이) 9곳이라고 했을 때까진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투기라 보지 않았다”며 “그러나 (사들인 부동산이) 30여채에 가까워진다면 국민은 투기라고 생각하지, 선의로 생각하겠냐”고 비판했다.

이에 손혜원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손 의원은 페이스북에 박 의원을 겨냥해 “강 건너에 아파트 하나 소지해 본 적이 없는 제가 어딜 감히 다선의원이시며 대통령 비서실장에 장관까지 역임,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과 견주겠습니까?”라고 비꼬았다. 손 의원은 또 “(박 의원은) 문재인 당 대표 배신하고 나가서 당 만들고, 안철수 후보 대선 끝나자 바로 배신해 총을 겨눴다”며 “어디 이뿐이겠느냐”고 힐난했다.

손 의원과 박 의원이 공방을 계속하자 박 의원이 속해 있는 당까지 나서 손 의원을 압박했다. 민주평화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의원의 투기 여부를 밝히는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성엽 평화당 최고위원은 “방귀 꾼 놈이 성낸다더니, 반성은 커녕 야당 원로 정치인에게 막말이나 하고 들어갔다”며 “국정조사나 청문회로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한다”고 촉구했다. 서진희 청년위원장도 “박지원 의원을 걸고 넘어진 행태는 총선을 염두에 두고 우리 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박한 주장을 조목조목 대응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의원은 언론 보도에 직접 강경 대응하며 논란에 기름을 붓는 모습이다. 손 의원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홍은동 사저를 구매한 청와대 행정관이 과거 자신의 의원실에서 근무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제가 예전에 ‘인간의 탈을 쓴 악마’로 의심하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너무 창의적이다. 역시 중앙일보”라고 해당 내용을 공개한 곽 의원과 언론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손 의원이 직접 나서 논란을 키우자 여권에선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금 모든 현안이 손혜원 논란으로 빨려들어갔다”며 “이제 우리 당 의원도 아니어서 말하기가 염려스럽지만 손 의원의 성향을 봐선 (대응을) 멈출 것 같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