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의 1호차 '번호판'에 숨은 의미

김민정 기자I 2018.06.12 14:42:50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12일(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텔라 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65년 만에 가진 북미 정상간의 만남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전용차 역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미국과 북한에서 각각 2대의 차량을 공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딜락 원’ 두 대를, 김 위원장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와 ‘마이바흐 57’을 수송기에 실어왔다.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정상의 차량 중 가장 먼저 눈에 띈 점은 김 위원장의 ‘번호판 없는 차’다. 김 위원장의 차량은 번호판이 없는 대신 차량 뒷문에 ‘국무위원장’이라고 적힌 골드 마크가 부착돼 있다. 이 마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장’ 아래 국무위원장을 새겨넣은 것으로 백두산과 수풍댐, 철탑, 벼, 등 사회주의 지상낙원의 상징이 장식돼 있다.

김 위원장의 번호판 없는 이 차량은 바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다. 지난 2015년 독일에서 구입한 이 차량의 ‘풀만’은 리무진을 의미하며 ‘가드’는 방탄차를 뜻한다.

이 차량은 화염방사기에도 타지 않도록 특수 방화처리가 돼 있으며, 가스 공격에 대비한 산소 공급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또 총격에 견딜 수 있는 강판을 사용하고 있고 연료탱크도 탄화에 뚫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특히 독일 정부로부터 방탄 최고 등급인 VR10 등급을 인정받은 이 차량은 대당 10억 원대에 달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탄 차량이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로 가기 위해 샹그릴라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차량에는 번호판이 없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전차 ‘캐딜락 원’의 번호판은 ‘800 002’다. 또한 이 번호판에는 ‘대표 없는 과세 부담(Tacation Without Representation)’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대표 없는 과세 부담’은 워싱턴이 직할시인 탓에 주민들이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상·하원의원을 뽑을 수 없고 자체 입법권도 없다는 점을 ‘항의’하는 내용이다.

현재 미 헌법은 의회를 주(州) 대표자들로만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특별구에 해당하는 워싱턴DC는 의원 선출권이 없다.

그러나 워싱턴 주민 상당수는 “의원 선출권이 없는데도 세금은 꼬박꼬박 내는 것이 억울하다”며 반발해왔고, 실제 주민 상당수는 “대표 없이 과세 없다”는 문구가 새겨진 자동차 번호판을 달고 다닌다.

지난 2013년 워싱턴 시의회가 버락 오바마 2기에 앞서 백악관에 이 번호판을 달아줄 것을 요구해 받아들여졌고, 이후 후임자들도 이 번호판을 쓰고 있다.

‘움직이는 백악관’, ‘비스트(야수)’라고도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는 제너럴모터스(GM)가 제작한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캐딜락 원)’이다.

이 차량은 도어 두께만 310mm, 이중 유리의 두께만 127mm에 이른다. 때문에 도어가 너무 무거워 혼자서 열고 나오기가 쉽지 않다. 차체의 사용된 강철과 알루미늄·티타늄·세라믹은 군수용으로 사용되는 동급이다. 덕분에 수류탄을 포함한 각종 폭발물은 물론 로켓포에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트렁크는 각종 장비로 가득 차 있다. 만약의 전투 상황을 대비해 각종총기류와 수류탄 등도 갖춰졌다. 또 응급처치가 가능한 의료 용품은 물론 공급 시스템과 대통령에게 수혈할 수 있는 혈액도 준비돼있다.

다양한 보호 장비가 추가되다보니 이 차량 전체의 무게는 7t에 이르며, 가격은 대당 150만 달러(약 1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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