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국회에서 한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두 달 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오전까지 연설문 문구를 가다듬으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시정연설 준비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초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8일 시정연설에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기국회 시작에 맞춰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연설문에 들어갈 내용을 취합하는 데는 경제수석실을 비롯한 모든 수석실이 투입됐다. 이후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취사선택 과정을 거쳐 연설문 초안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박 대통령의 수정 및 첨삭 과정이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연설문 최종본이 완성된 것은 이날 오전이다.
이 때문에 연설 시작 10분 가량을 남겨두고서야 출입기자들에게 연설문이 배포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설문에는 이날 오전 발표된 내용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오늘 발표된 세계은행의 기업환경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89개 나라 중 역대 최고 순위인 5위를 차지하였고 G20 국가 중에서는 1위, OECD 국가 중 3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기업환경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는 내용이 그 부분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연설문을 막판 손질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내용이 크게 추가됐다는 후문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박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적자예산’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이를 중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공공부문 개혁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선, 공무원연금개혁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에 시정연설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것은 시정연설 직후 열린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연내 처리하자고 언급했지만, 야당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충분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