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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美 공급업체 늘렸다…1년만에 2배 가까이↑

김윤지 기자I 2022.10.05 15:31:31

WSJ ‘2021회계연도 공급업체 목록’ 분석
美 제조공장 둔 업체 25곳서 48곳으로
“코로나·정책 방향성, 공급망 재편 영향”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스마트폰 업체 애플이 자국 내 공급업체를 늘리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WSJ)이 보도했다. WSJ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정책 방향성이 이처럼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사진=AFP)
애플이 최근 공개한 2021회계연도(2020년10월~2021년9월) 공급업체 목록에 따르면 2021년 9월 기준 약 180개의 애플 공급업체 중 미국에 제조 공장을 가진 업체는 48곳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곳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애플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州)에 제조 공장을 둔 업체는 동일 기간 10곳 미만에서 30곳 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 WSJ는 “퀄컴, 폭스콘, TSMC, 소니그룹 등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들이 최근 미국 내 제조공장을 건립하거나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애플이 여전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나, 미국 내 제조 공장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대량 생산이 이뤄지는 중국 공장과 달리 미국 내 제조 공장은 신제품 제조나 서비스 관련 사업장 등 소규모 생산 라인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 같은 공급망 변화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애플은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아이폰을 제조하되, 본사 기술자를 중국으로 보내 조립 공정을 설계·관리했다. 하지만 엄격한 방역과 규제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외국인의 중국 입국이 제한되면서 이 같은 방식이 유효하지 않게 됐다. 공급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에 애플은 화상 연결로 업무를 진행하고, 현지 엔지니어에 대한 권한을 강화했으나 신제품 테스트 등을 위해서는 애플 본사 인근에 제조 공장이 위치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었다.

미국 내 제조 공장 설립을 적극 지원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도 공급망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8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반도체 사업 활성화를 장려하기 위해 500억달러(약 70조9000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 과학법’과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각각 서명했다.

WSJ은 애플이 중국 이외 지역으로 생산 기지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인도와 베트남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달 26일 신제품인 아이폰14를 인도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애플이 중국 외 지역에서 신규 아이폰 모델을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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