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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000660)는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에서 238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신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 12월 176단 낸드플래시를 개발한지 1년7개월만에 200단급의 낸드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앞서 마이크론이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 시작을 알린지 일주일만에 세계 1위를 꿰찼다.
낸드플래시는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구성하는 핵심 칩으로, 스마트폰·PC 등 전자기기의 데이터를 저장·처리한다. ‘238단’은 데이터 저장공간인 ‘셀’ 238개를 수직으로 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물에 비유하면 238층 아파트를 지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샘플을 고객에게 출시했고 내년 상반기에 양산을 시작한다”고 했다.
셀을 높이 쌓아올리기 위해서 SK하이닉스는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 제품을 선보였다. 4D를 만들기 위해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와 달리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CTF(Charge Trap Flash)기술과 셀의 주변부(페리·Peri) 회로를 셀 옆에 배치하지 않고 아래에 배치하는 PUC(Peri Under Cell) 기술이 적용됐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여왔다.
단수를 높이면서 칩 크기를 최소 크기로 줄이기 위해 ‘회로 자동 배치 기술’을 처음 적용시켰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자동화 툴을 도입해 페리에 배치하는 회로를 제일 적절한 빈 공간에 넣어 낭비되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집적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칩의 단위 면적당 용량이 커지고 웨이퍼당 생산되는 개수가 많아져 이전 176단과 비교해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제품 성능 역시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보다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 전력 소모가 줄어 이전 기술보다 더 친환경적이다.
이날 행사 기조연설에 나선 최정달 SK하이닉스 부사장(NAND개발담당)은 “당사는 4D 낸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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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도 같은 행사에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업계 1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단을 높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제품 성능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대를 내다보고 고객사 입장에서 필요한 대량의 데이터 이동·저장·처리·관리 최적화 솔루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도래할 페타바이트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페타바이트 스토리지’를 선보였다. 페타(Peta)는 10의 15제곱, 즉 1000조다. 1페타바이트는 곧 1000조바이트로 약 100만기가바이트(GB)에 달한다. 6GB짜리 영화를 17만4000편 가까이 담을 수 있다.
서버나 데이터센터를 관리하는 기업이 이 솔루션을 이용한다면 최소한의 설비로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다. 업계에선 최근 처리해야 할 데이터 용량이 급증하면서 현재 테라바이트급 수준인 스토리지 시장이 머지 않아 페타바이트 급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반의 ‘메모리 시맨틱 SSD’를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메모리 시맨틱 SSD는 인공지능, 머신러닝에서 일반 SSD에 비해 임의읽기 속도와 응답속도를 최대 20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CXL은 기존에 나뉘어 있던 중앙처리장치(CPU)와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의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직접 연결한 차세대 기술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기존 컴퓨터보다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HPC 분야에서 처리 과정을 효율화해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대규모 데이터 저장공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삼성전자의 ‘텔레메트리’ 기술도 눈에 띈다. 텔레메트리는 SSD를 사용할 때 내부에 있는 낸드플래시, D램과 그 안에 담긴 데이터 속성까지 분석해 이상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서버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진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 부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폭발적인 데이터 증가는 업계에 큰 도전이 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데이터의 이동, 저장, 처리, 관리 각 분야에 맞는 혁신적인 반도체 솔루션을 통해 AI, HPC 등 다양한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