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관련 부서를 실 단위로 격상하고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나서게 한 것이 핵심이다. 마을 벽화 그리기로 압축되는 박원순식 도시재생 사업은 사라지고,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과 단위 조직인 청년청은 일자리, 주거 등 흩어져 있는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격상해 이전보다 더 힘을 실어주게 된다.
다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과 노동이사제 도입 등 문재인표 노동정책을 견인해 온 부서는 ‘노동’이라는 명칭을 빼 관련 정책이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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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과 청년 분야를 대폭 강화했다. 기존 주택건축본부(2·3급)를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해 주택 공급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도시계획국에서 담당했던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능은 주택정책실로 이관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추진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도시재생 명칭은 사라진다. 도시재생실과 지역발전본부에서 분산 추진 중인 지역발전 기능을 일원화해 균형발전본부를 신설한다. 박원순식 ‘마을 벽화 그리기’로 점철된 도시재생 정책에서 벗어나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년청은 미래청년기획단으로 격상한다. 청년청의 경우 과 단위 조직인데다가 총괄자로서의 역할도 부여되지 않아 청년 정책을 마련하고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상위 조직인 각 실·국이 각각 청년 주거와 일자리 관련 정책을 펼쳐 입체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개편으로 그동안 흩어져 있던 정책이 컨트롤타워를 통해 가다듬어지고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에 대한 월세 지원과 공공임대주택 제공, 공공분양 주택 공급 확대 등 오 시장이 내세운 공약을 중심으로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노동민생정책관은 공정상생정책관으로 개편된다. 부서명칭에서 ‘노동’이 빠지면서 노동·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전환, 생활임금 1만원 달성, 노동이사제 도입 등 그간 진행된 중앙정부의 노동정책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공정과 상생은 민생과 노동을 포괄하는 상위개념”이라며 “부서 이름에서 민생과 노동이 빠졌다고 해서 민생과 노동을 안 하냐고 하면 너무 직설적인 표현만이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은 유사기능을 통폐합해 시민협력국으로 전환된다. 이밖에 코로나19대응지원반을 과 단위 코로나19대응지원과(4급)로 격상하고 도시교통실 내 물류전담조직인 물류정책과를 신설한다.
서울시 조직개편안에 대해 시의회의 반대 기류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이 시의회가 제안한 유치원 무상급식을 수용한 데다 광화문광장 조성을 원안대로 진행하는 등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무작정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만 도시재생과 노동이 부서명에서 빠지면서 일부 상임위원회에서는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