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금융당국이 기관투자가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낡은 운용규제를 풀기로 했다. 특히 연기금 자금이 ETF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다양한 섹터지수 개발을 추진하고 거래소 차원에서 투자를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ETF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현재 내부보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주쯤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에는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주장해온 세제 관련 요구사항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한 운용규제 완화방안과 상장요건 간소화 등은 담긴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ETF 시장은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ETF 규모가 2조8280억달러(약 3407조원)로 헤지펀드를 추월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해외 연기금들이 적극적으로 ETF에 투자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연기금·공제회의 일평균 ETF 거래대금은 지난 8월 기준 34억6000만원으로 전체의 0.4%에 불과하다. 기관 전체가 차지하는 투자비중도 전체 거래대금의 21%로 개인(36%)은 물론 외국인(24%)보다도 낮다.
업계 의견을 취합하고 금융위에 끊임없이 건의사항을 개진해온 거래소는 기관 자금 유입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등 일부 연기금은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외 원자재 등의 대체투자 쪽으로 ETF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현재 내부 운용규정상 투자대상에 ETF가 안들어가서 투자를 꺼리고 있어 이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투자대상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운용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그 대상에 ETF는 빠져 있고 대부분 연기금들도 ETF는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이같은 운용규제를 풀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다만 규제 완화와 더불어 업계내에서 다양한 섹터지수를 필수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기금의 ETF 관련 운용규제를 개선해도 지금으로선 기관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상품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큰 손 기관들이 투자매력을 느낄 만한 다양한 섹터지수를 개발하는 건 업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사업자들이 자사 상품에 ETF를 적극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증권사를 통해 개인연금계좌를 운용할 때 자기 계좌에 ETF를 편입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은 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사만 갖추고 있다. 거래소는 증권사들을 독려해 이같은 시스템을 구비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상장심사 기간이나 상장폐지 요건 등도 완화된다. 다양한 지수를 보다 쉽게 상장해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다만 투기성 자금 유입에 유리한 인버스 레버리지와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헤지를 위해 레버리지 상품 수요가 있다는 걸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자산관리를 위한 활성화 방안에 방점을 찍고 있어 다소 투기적인 상품에 대해서는 보수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