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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사가 “4·3 유전자 흘러서 그래"...논란 일파만파

홍수현 기자I 2025.04.11 15:50:42

학생들 "4·3 유전자란 무엇인가" 반발
"4·3 영향으로 소극적...취지 발언"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제주도 내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4·3 유전자가 흘러서 그렇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 한 여고에 붙은 대자보 (사진=독자 제공)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제주시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이 같은 발언으로 학생들이 거센 반발에 나섰다.

학생들은 이날 학내에 ‘4·3 유전자란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걸고 교사의 발언이 4·3 피해자를 ‘폭도’, ‘빨갱이’로 칭하던 과거와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해당 교사의 4·3 관련 발언은 지난달 초 담당 과목 1학년 첫 수업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이 긴급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학기 초라 어색한 수업 분위기 상황에서 학생들이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자 교사가 “4·3 당시 말을 잘못하면 잡혀갔었는데 4·3 DNA가 각인돼서 그런 거냐?”라는 표현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제주도민의 3분의 1가량이 학살당했음에도 오랫동안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아 생존자들마저 아픔을 숨겨야 했던 역사를 교육자가 이처럼 사사로이 거론하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릇된 역사 인식을 알리고 학교의 조치와 교사의 반성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다른 학생들도 이에 동조하는 의미로 대자보에 의견을 담은 포스트잇 메모를 붙이고 있다. 메모엔 “반성을 요구합니다”, “사과하세요”, “왜곡된 역사의식, 지역 혐오성 발언”, “교사의 해당 행위를 규탄합니다. 학교의 합당한 처분을 요구합니다” 등 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사는 4·3 사건의 영향으로 제주도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란 취지로 발언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대자보 게시 이후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교사와의 면담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 지는 논의해야 한다”며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재단에서 결정을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는 현재 교사 발언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신속히 반영하고 학교 측에 필요한 교육적 조치를 강력히 요청할 예정”이라며 “초·중등교육법 제6조에 따라 사립학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을 가지고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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