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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중 관세 갈등 격화 시,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이정윤 기자I 2025.03.13 12:00:00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미-중 장기금리·환율·주가 차별화 확대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 시, 국내 부정적 영향
국내증시서 외국인 자금 유출 확대 우려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3일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의 금융시장 차별화 정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중국의 장기금리, 환율, 주가가 모두 크게 벌어졌다.

한은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미·중 금융시장 차별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보면 미국 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중국은 소득 여건 악화,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소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자리 부족, 임금상승세 둔화,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중국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통화정책 기조로 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중국의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중국은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온건’에서 ‘적절히 완화적’으로 수정해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신정부의 경제정책 영향 측면에서 보면 인공지능(AI) 투자, 대규모 감세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 추진은 미국 경제의 성장에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우세하다.

트럼프 정부 1기와는 달리 중국의 대미 수입의존도가 낮아진 데다, 미국이 관세 이외에 반독점 조사 등 다양한 대응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한은은 “미·중 간 관세협상 과정에서 양국의 성장과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되는 경우 미 달러화 강세, 위안화 약세를 통해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중 간 무역갈등이 격화된다면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달러화뿐 아니라 위안화 가치 변동에도 크게 영향받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소지가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위안화 절하 정도가 크지 않다. 시장에서는 중국 외환당국이 당분간 환율 안정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위안화가 제한적인 수준에서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의 유출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은 “미·중 간 금융시장 차별화 진행 상황과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과 환율 움직임에 대해 계속 유의하며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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