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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장관은 이날 서울 성북구 과기연 현장을 찾아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12대 국가전략기술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산학연 역량 결집의 구심점이 되는 것이 현시대 출연연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출연연의 국가 핵심과제 수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도를 혁신하고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9월 2일 국회에 제출될 정부의 내년 R&D 예산은 29조 7000억원으로 2023년(29조 2000억원)보다 1.4%(5000억원) 증가했다. 올해(26조 5000억원)보다는 11.8%(3조 2000억원)늘어난 수치다.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이 3.2%인 점을 고려하면 타 분야 대비 대폭 증액된 것이다. 과기정통부의 내년 예산도 19조원으로 올해(17조 9000억원) 대비 5.9%(1조 1000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로 편성됐다. 앞서 정부는 3대 게임체인저와 2차 전지·디스플레이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R&D에 5년간 30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구계에 ‘역대 최대’ 예산 편성이라는 선물을 안고 등장한 유 장관은 R&D 예산 추가 편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은 유 장관이 16일 임명되기 전에 편성된 것이다. 그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취임 이전이라 손쓸 수 없었지만 국회에서 (예산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기간이 있다”며 “그 기간을 이용해서 조금 더 (R&D) 예산을 가져오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장관은 이날 과기연 내 신진·중견 연구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출연연을 연구원에게 매력적인 기관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과 관련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 유 장관은 출연연이 국가의 R&D 중추가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함께 출연연 신진연구자의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신규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출연연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글로벌 탑(TOP) 전략연구단’ 사업에 내년 1833억원이 투입, 올해보다 예산 규모가 83% 증액되는 만큼 도전적인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유 장관은 “출연연이 필요한 인력을 제때 채용하고 석학 등 우수 인재에게는 그에 걸맞은 파격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며 기관이 출연금 연구비를 탄력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율적인 기관 운영을 지원하는 출연연 맞춤형 운영 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날 양자 컴퓨팅과 센싱, 반도체 기술융합 등 과기연이 수행하는 양자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듣고 만족해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초전도체·자생재료 분야 석학으로 27년간 서울대 재료공학과 교수를 지냈는데 그는 “3대 게임체인저 중 양자 관련 얼마나 준비가 됐느냐가 가장 걱정이 됐다”며 “(양자 분야는) 한국표준연구원만 생각했는데 과기연의 양자 연구가 상당히 의미 있는 규모라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를 제조·가동하려면 극저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큐비트가 핵심인데 이를 위해선 초전도체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