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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CGV는 영화관 건물 임대 보증금을 담보로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JB자산운용을 통해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유동화한 바 있다. CGV는 이 과정에서 임차보증금과 함께 이자에 해당하는 사용료를 JB자산운용에 지불했다.
당초 CGV와 키움증권, JB자산운용은 펀드 연장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CP를 비롯한 단기자금 시장의 우호적인 상황과 추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상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CP의 경우 만기가 짧은 만큼 차환 위험이 존재하지만 추후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전략을 유연화하는 데 이점이 있다. 특히 CP 금리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많은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렸고, CP 시장 유동성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CJ 올리브네트웍스 편입 효과로 재무 체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점도 단기차입금을 통한 차환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은 CJ 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편입을 이유로 CGV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같은 표면적 이유보다는 추후 상영관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유동화 대금 상환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영화관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동화 대금으로 상영관 보증금이 묶여 있던 탓에 폐점에 나서지 못했던 만큼 상환 이후 지점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상영관 보증금이 담보로 묶여 있는 상황에선 지점 폐지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2분기 CGV가 유동화 펀드에 포함된 일부 지점을 일방적으로 폐점하면서 주관사 등과 갈등을 빚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CGV는 인천 논현점을 폐쇄한 후 펀드 운용사인 JB자산운용에 ‘영화관 폐업 관련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CGV와 JB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에도 임대료 지급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전력이 있다.
특히 CGV가 국내 시장에서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상영관 구조조정 가능성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CGV의 올해 2분기 국내 시장 매출은 1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1968억원 대비 1.6% 줄었다.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같은 기간 93억원 대비 59.1% 급감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유동화 대금을 상환한 만큼 추후 상영관 운영에 유연성이 생긴 것은 맞다”며 “추후 회사채 발행을 통한 CP 차환 등 차입구조 장기화는 물론 상영관 구조조정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CGV 관계자는 “자금 조달 시장 상황 등 대외 여건에 맞춰 상환에 나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