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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13일 국내 최대 자동차공장이자 현대차 생산 거점인 울산공장 내 23만㎡(약 7만1000평) 부지에 2조원 가량을 투자해 짓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착공한다. 지난 1996년 아산공장 가동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신공장으로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시 연간 20만~2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스마트 시스템과 자동화, 친환경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미래차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산업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2030년에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까지 확대하고,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전기차 총 생산량을 364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늘어난 생산 물량만큼 판매 목표치도 높게 잡았다.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치인 58만8000대(현대차 33만· 기아 25만8000대)에서 2030년에 360만대(현대차 200만대·기아 160만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에 앞서 기아도 지난 4월 경기도 화성 기아오토랜드에 전기차 전용 신공장을 착공해 현재 건설중에 있다.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짓는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산 시점에 연간 최대 15만대까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공격적인 전기차 투자 행보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급격히 위축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업체 간 판매 경쟁 등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피크 아웃’(정점을 찍은 뒤 상승세가 둔화되는 현상)을 찍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는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 예상치를 기존 1430만대에서 1377만대로 낮춰 잡기도 했다.
실제로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일도 늘고 있다. 전기차 세계 1위 테슬라는 멕시코 전기차 공장 건설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빅3 자동차 업체 중 전동화 전환에 가장 적극적이던 제너럴모터스(GM) 또한 미시간주 전기 픽업트럭 공장 가동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 혼다와 진행하던 소형 전기차 공동 개발 계획도 철회했다.
포드는 최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을 생산하는 미시간주 공장을 3교대 근무에서 2교대 체제로 바꿨다. 또 기존 발표했던 전기차 투자액 가운데 120억달러(약 16조2000억원)를 줄이기로 했다. 이와 연동해 국내 배터리 제조사인 SK온과 켄터키주에 짓기로 한 두 번째 배터리 공장 가동도 늦출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26년 차세대 전기차 ‘트리니티’를 생산하기 위해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들어 백지화했다.
◇“전기차 투자 및 생산 줄일 계획 없어”
‘전기차 시장 회의론’ 속에서도 현대차도 당장 투자에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며 “전기차 수요에 어느 정도 허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전기차는 계속해 성장할 것이고, 허들 때문에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개발을 늦추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뿐 아니라 미국 내에 건설 중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예정대로 투자 및 건설을 추진하고,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 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또한 미국 내 전기차 가격할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실상 가격할인 효과가 있는 딜러 인센티브를 올리는 방안도 종전대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000270)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들어 전기차 (딜러 )인센티브가 조금 올라가는 추세지만 당초 사업계획에서 잡은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라며 “3분기 기준 650불 수준으로 4분기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아는 수익성을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시장점유율(마켓 쉐어)을 지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EV)는 당분간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격화한 시장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보수적 스탠스를 취하는 게 정석”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현대차의 이번 공격이 투자는 향후 시장이 반등되는 시점에 수혜를 극대화할 수도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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