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챗GPT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LG AI 연구원을 통해서다. 하지만, 자체 모델 ‘엑사원(EXAONE)’을 개발하는 것과 별개로, 당장은 챗GPT와 연동한 계열사 서비스도 있다.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다. 이는 자체 모델 개발에 올인하는 네이버, KT와는 온도 차가 난다.
경량화된 멀티모달 ‘엑사원’과 계열사 CDO조직간 시너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LG AI 연구원을 통해 3년간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하나의 AI가 이미지·영상과 텍스트를 토대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을 개발 중인데, 다음 주 ‘엑사원 2.0’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발표한다.
‘엑사원’이 LG 계열사 비즈니스에 전면 적용된 건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이미지만으로 불량이 의심되는 제품을 AI가 사람 대신 골라내는 걸 공정에 적용한 정도다.
하지만, 그룹 내 시너지는 강조한다. 알고리즘과 인프라는 LG AI 연구원에서, 데이터 제공과 비즈니스 모델은 전자, 화학, 통신 등 16개 계열사에서 한다. 각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책임자(CDO)조직을 두고 AI 연구원과 연계한다. ‘엑사원’의 완성도에 따라, LG화학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데 AI를 적용하는 등 그룹 내 활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LG계열사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조직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엑사원은 처음엔 매개 변수를 키우는 데 관심이 컸지만 얼마 전부터 성능이 좋은 ‘경량화’ 모델로 가는 걸로 방향을 전환했다”면서 “그룹에 CDO 조직이 유행인데 AI와 데이터를 함께 보면서 계열사별로 그룹과 시너지를 추구한다”고 했다. 전략으로 보면, 오픈AI나 구글보다 가벼운, 매개변수가 적은 모델인 메타의 ‘라마’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홍락 LG AI연구원 CSAI도 지난달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CVPR,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3’에서 “우리의 방향은 상위 1% 성능을 지닌 전문가 AI 개발”이라며, (화학이나 배터리 등에 적용되는)전문 도메인 영역을 강조했다.
LG U+도 IPTV 장면 검색, 스포츠AI 승부예측 준비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솔루션사업부 차원에서 오픈AI의 챗GPT를 기업 솔루션 통합 판매 포털(U+비즈마켓)에 도입하는 등 챗봇으로 고객이 생소한 IT 용어를 쉽게 이해하도록 했지만, 자체 기술 개발과 서비스 준비도 진행 중이다.
준비 중인 AI 적용 서비스로는 △음성으로 OTT와 IPTV를 통합 검색하는 솔루션 △얼굴검출 및 인식, OCR(광학문자인식)을 이용한 IPTV VOD 장면 검색 서비스 △고객 프로필이나 취향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추천 기술 △기업과 금융권 대상의 AI콜센터(AICC)△소상공인에게 24시간 전화 응대를 지원하는 우리가게 AI 솔루션 △익시(ixi)라는 자체 AI브랜드를 활용한 스포츠AI 승부예측 솔루션 △네트워크의 장애를 AI가 감지하고 예측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기술 △고객 이용행태를 분석해 데이터기반의 마케팅을 제공하는 영상 솔루션 △홈 트레이닝을 할 때 자세를 검출해 분류해 주는 홈트용 영상 비전 솔루션 등이다.
이경님 LG유플러스 CDO AI/데이터사이언스그룹 연구위원은 “AI콜센터는 초기엔 ‘상담사 연결해주세요’라는 발화가 가장 많았지만, 정보를 더 추가해 메타화하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좋아졌고,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을 제공하기 위한 영상 기술 역시 분석 가격이 저렴해지는 등 고객 경험을 생각하면서 뭔가를 계속 적용하다 보니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