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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1분기 실적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30% 가까이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별도기준 순이익은 101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5% 늘었다. 예상보다 대출 성장률이 높았던데다 대출채권 매각이익 및 유가증권 평가기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레벨업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다수의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전망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우려는 건전성, 유동성, 경쟁강도 강화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데 모두 해소될 기대가 있다”며 “카카오뱅크는 낮은 규제 민감도와 차별화된 성장률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내용면에서 상당히 개선됐으며 대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 추세가 확인되면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 상향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카카오뱅크가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부정적 의견도 다수다. 깜짝 실적 배경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급증이 되려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대출잔액은 29조3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5.1% 늘었는데 주담대는 2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대비 97% 가량 늘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상황이 양호했다면 카카오뱅크의 높은 대출 성장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라며 “국내 거의 대부분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으며, 중신용자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건전성 위험은 시중은행보다 더 큰 만큼 가파른 대출 성장은 자칫 잠재적인 부실 차주의 유입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규 주담대가 아파트를 담보를 잡고 있는데다 LTV도 50% 이하에서 관리되고 있음에도 연체 동향은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급증한 수신도 다소 부담스럽다. 수신 잔액은 40조2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1.7% 가량 증가해 대출 증가폭을 상회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 수신 잔고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수신은 자산 내 유가증권 비중 증가로 인해 금리 변화에 따른 자본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같은 리스크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김도하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부채 초과 조달에 따른 부담이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현 시장가치는 동사의 본질가치 대비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뱅크의 올해 대출 증가율을 21%로 가정하면 1분기 중 수신(부채)이 7조원 증가해 금리 하락 국면에서 부채 초과 조달이 강하게 나타난다”며 “연말까지 예대율 상승을 가정해도 비용률 부담은 내년 3분기까지 유의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