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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UAE로부터의 37조원 투자 유치는 이명박(MB)정부 때인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우리 기업들이 안전확보·약속이행 등 모든 면에서 UAE의 찬사를 받으며 신뢰를 끌어낸 게 결정적이었다는 의미다. 당장 원전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윤 대통령 UAE 순방을 계기로 에미리트 원자력에너지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등 내용을 담은 넷제로(탄소중립) 가속화 프로그램 추진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더 나아가 아직 공식화한 건 아니지만 UAE 내 추가 원전 수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UAE는 바라카 1~4호기 상업운전이 이뤄지면 자국 전력 수요의 최대 25% 정도만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라카 원전 사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유일한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소형모듈원전 뉴스케일파워의 초도원전 주기기 제작을 맡는 등 SMR 분야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원자력 수출 허가도 빨라지는 점도 호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UAE 연방원자력규제청의 행정 약정 체결로 핵연료 공급사업, 원전 유지보수 사업 등 수출허가 시간이 최대 6개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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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활약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한·UAE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에 대한 MOU’ 체결을 계기로 UAE가 ‘한국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과 T-50 고등훈련기 등을 수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UAE는 작년 1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에 대해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수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UAE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별도로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센터 운영 협력 등을 포함한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맺은 만큼 KAI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다목적 수송기(MC-X) 개발에 UAE가 참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관계자는 “UAE가 K방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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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ICT 분야에서도 전방위적 협력 물꼬가 트일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이 우주탐사와 위성항법, 발사서비스 등 우주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UAE 모하메드빈라시드 우주센터(MBRSC)는 2026년 달에 보낼 달 탐사 차량(30kg급 로버)에 한국천문연구원 장비(탑재체)를 탑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ICT 분야에선 클라우드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중동아프리카 법인(MEA)을 설립, UAE.사우디 지사를 둔 베스핀글로벌의 활약이 기대된다. 작년 12월 UAE의 디지털 선도 기업인 이앤엔터프라이즈로부터 1400억원 상당의 신규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모기업인 이앤의 클라우드 사업부를 통합해 합작법인(JV)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동 지역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MSP)로 도약하는 게 베스핀글로벌의 목표다.
바이오 업계에서도 화색이 돌고 있다. 한·UAE 간 바이오산업 최초로 메디톡스와 두바이사이언스파크가 ‘톡신 완제품 공장 건립에 관한 MOU’를 체결함에 따라 메디톡스는 두바이 현지에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유일 비동물성 액상 톡신 제제 ‘MT10109L’ 기반의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장기적으로 35조원에 달하는 아랍권 미용, 의료 시장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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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UAE와 친환경차 분야에서 협력을 다져온 현대차그룹은 UAE를 수소차.전기차 등 친환경을 비롯해 미래 항공모빌리티(AAM)의 주요 전략지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현대차는 2018년 UAE 두바이에 ‘LF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공급을 시작으로 다음 해 UAE 두바이 도로교통청(RTA) 산하 디티씨(DTC)와 현지 최대 규모 택시 업체 카즈 택시에 역대 최대 규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택시 1232대 공급 계약을 따낸 바 있다. 2021년에는 UAE 아부다비 경찰청과 업무수행 차량을 위 현대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UAE 내에서 꾸준히 현대차 브랜드를 알려왔다.
전자업계도 ‘중동 특수’에 발을 걸치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중동 지역이 프리미엄 제품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쿠웨이트 외에도 이집트, 이란, 레바논, 요르단, UAE, 사우디 등 중동 주요 국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가별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지속 늘려간다는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현지 유통 주도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제조업과 원전, 수소 산업 등 기술 집약 산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한국과 UAE가 협력을 강화한다면 한국은 중동 지역 진출의 강력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UAE는 지식과 기술 기반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며 “양국이 상호 윈·윈 하는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