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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기업 경영하겠나"…역대급 한파에도 세제지원은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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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22.12.26 19:15:58

국회, 법인세 및 설비투자 세액공제 '거의 그대로'
주요 기업들 당혹…“내년 경영전략 다시 새로 짜야”
대한상의 1612개 상장사 분석…영업익↓·이자 부담↑
전문가들 "기업들에 투자 하지 말라는 것이냐" 공분

[이데일리 이준기 최영지 이다원 기자] “내년도 ‘세액공제 10% 이상’을 기준으로 설비투자 계획을 짰는데 모두 어그러졌습니다.”

국내 굴지의 IT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법인세 1%포인트 인하 및 대기업에 국한한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 2% 상향 조정 등 국회의 기대에 못 미치는 기업 세 부담 완화에 당혹감을 넘어 허탈감마저 드러냈다. 특히 이 CEO는 “세액공제의 경우 심지어 야당이 제시한 안(10%)보다 후퇴해 아쉬움이 크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했을 때 법인세는 높고 세액공제는 적은 현 상황이 지속할 수밖에 없는 만큼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한 기업들의 투자 및 이에 따른 중소기업 낙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심화에 그에 따른 설비투자 비용 증가, 불황 속 대중(對中) 수출 저하 등으로 실적 우려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기업들로선 역대급 경영 한파에 휩싸일 공산이 커진 셈이다.

(사진=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6일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올해 1~3분기 재무상황을 분석한 자료를 보더라도 우리 기업의 기초체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이들 기업의 총자산은 전분기대비 2.8%(39조원) 늘었지만 총부채도 같은 기간 4.4%(40조원) 커졌다. 사실상 ‘빚으로 쌓은 자산’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까지 53.5%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증감률은 올해 -7.2%로 내려앉았고 매출액영업이익률도 6.1%로, 전년 대비 1.7%포인트(p) 하락, 수익성도 고꾸라졌다. 더 나아가 같은 기간 누적 부채비율(81.4%)과 차입금의존도(19.4%)는 7.2%포인트와 0.5%포인트씩 증가해 안정성마저 크게 훼손됐다. 실제로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22.3% 증가해 3분기 누적 기준 3조5000억원으로, 올 들어서만 매분기 4000~5000억원씩 불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앞다퉈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는 법인세 인하 및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마저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혀 찔끔 조정하는 데 그치며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법인세의 경우 누진세인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운 제도”라며 “사실상 기업들에 투자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 사이에선 이미 감원·구조조정 등 고용·투자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바이오·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점진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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