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이 법정에 선 또 한 명의 사기·절도범 B(56)씨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6월 8일께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 앞 노상의 외부 진열대에 놓인 2800원 상당의 비빔면 1묶음을 훔쳤다. 또 같은 달 14일에는 또 다른 편의점에서 1100원 상당의 탄산수 1개를 몰래 가져갔다. 탄산수를 포함해 총 10회에 걸쳐 그가 훔친 절도액은 2만6100원 남짓이었다.
|
14일 경찰청이 발간한 2021 범죄통계에 따르면 절도범죄는 2017년부터 5년간 줄어들고 있다. 2017년 18만3757건에 달했던 절도범죄는 2019년 18만6957건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이후 2020년 17만9517건, 2021년 16만6409건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세대별로 보면 유독 61세 이상에서 절도 범죄만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경제 위기에 내몰린 노인들이 견디다 못해 소액 절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의 범죄통계 중 연령별 구성비 추이 자료에 따르면 61세 이상의 절도범죄 피의자는 2017년 1만6450명에서 지난해 2만4816명으로 5년 간 50.8%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19세 이하는 1만9963명에서 1만2692명으로 -36.4%, 20~30세는 2만1609명에서 1만1923명으로 -44.8%를 기록해 눈에 띄는 대조를 보였다. 이어 31~40세는 1만4171명에서 9129명으로 -35.5%, 41~50세는 1만5742명에서 1만1346명으로 -27.9%로 뒤를 이었다. 51~60세는 1만7709명에서 1만5717명으로 -11.2%를 기록해 다른 세대와 비교해 소폭 줄었다.
|
생계가 어려운 노인일수록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기에 전문가들은 경제적인 곤란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 확충을 강조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생계형 범죄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빈곤을 해결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회 구호 기관 등에서 최소한의 의식 관련된 부분들이 제공되면 생계형 범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 가운데 부모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族)’이 늘어나는 세태 속에 스스로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60대 이상은 비교적 노후를 준비할 겨를이 다른 세대보다 부족했다”면서 “자녀의 결혼과 교육 등에 들어가는 비용에 쫓기지 말고 먼저 자신의 삶의 안정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