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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에스콘디다 노조는 이날 조합원 투표 결과를 근거로 사측의 임금 제안을 거부하고 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진행된 사측의 임금 제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에서 거부는 2164표였으며, 수용은 11표였다.
다만 노조가 당장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 칠레법에 따르면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더라도 정부가 부여하는 의무 중재 기간인 최장 10일까지는 실질적으로 파업은 불가능하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전세계 구리 공급량의 약 5%를 차지한다. BHP가 약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하고 있으며, 이 광산을 실질적으로 운영·관리한다.
BHP는 경제 회복과 함께 구리 수요가 증가하자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에스콘디다 광산 운영을 멈추지 않아 노조와 갈등을 빚었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 속에 작업 인원을 줄이면서도 광산 운영은 지속했다고 노조가 지난달 20일 폭로하기도 했다. 에스콘디다 노조는 사측의 운영 방식 탓에 작업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며 이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엔 노조는 성과에 따른 특별 보너스, 복지 혜택 증가, 경력 개발 프로그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HP 측은 노조원 투표 결과가 공개된 뒤 “회사의 관심은 직원들과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노조와 대화할 용의가 있고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 스탠리는 에스콘디다 광산 노사의 협상 여부가 단기 구리 가격 전망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피치 솔루션의 사브린 초두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주 간 거래소의 구리 재고가 급감해 (구리) 투자자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면서 “(광산 노조의 파업이 본격화하면) 구리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인한 구리 가격 상승이 에어컨에서 자동차, 전력망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구리는 에어컨에서 자동차, 전력망 등에 이르기까지 건설·전기·전자 등 산업 전반에 안 들어가는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인 핵심 기초 소재다. 반면 광산 운영 중단 기대가 이미 최근 가격 상승에 반영돼 이전만큼 가격이 치솟을 일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런던 금속 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지난 5월11일 사상 최고가인 t당 1만449달러까지 오른 뒤 다소 약세를 보이다 6주만인 지난주부터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중국 홍수에 따른 구리 공급 차질 우려와 달러 약세 영향이 구리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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