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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대에…네이버,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 '포기'

한광범 기자I 2019.06.14 18:59:02

용인시에 "피치 못할 사정탓 공사 중단" 공문
인근 주민들 "전자파 유해성 우려" 건립 반대
"전자레인지 수십분의 1 수준" 설득 안 통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전경. (사진=네이버)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네이버가 국내 두 번째로 설립을 추진했던 용인 데이터센터가 결국 좌초됐다. 전자파 유해성을 우려한 주민들의 거센 반대가 결정적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용인시에 ‘용인 공세 도시첨단산업단지 건립 추진 중단의 건’ 공문을 보내 “데이터센터 건립 추진을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안타깝게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문에서 네이버는 “지역과 함께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고자 했으나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사 중단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비록 해당 사업이 중단됐지만, 앞으로는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고민하고 만들어 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자레인지 23mG…데이터센터 1mG 이하

네이버는 해당 공문을 데이터센터 건립을 반대해온 인근 아파트 대책위원회와 인근초등학교 학부모회에도 보내며 사업 철회 사실을 알렸다.

이번 데이터센터 설립 철회는 주민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전자파와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며 설립 철회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지난 11일 용인시청 광장에서 네이버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네이버 측은 “데이터센터의 전자파를 측정해보면 1mG(밀리가우스)도 나오지 않는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나오는 23mG와 비교해보면 위험도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하며 설득에 나섰다.

박원기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전자파가 진짜 위험하다면 저처럼 데이터센터에 일하는 사람들도 잘못돼야 하는 데 저희 직원들 중 잘못된 사람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데이터센터에서 산업재해를 받은 경우도 없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 “96%가 반대” 반대입장 고수

하지만 주민들은 2년 가까이 반발을 이어가며 네이버와 용인시를 거세게 압박했다. 최근 집회에서도 “주민 96%가 반대”라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네이버도 이 같은 주민 반대로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포기하게 됐다.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한 네이버의 도시첨단산업단지 구상도 물거품이 됐다.

네이버가 공세동에 건립을 추진했던 제2의 데이터센터는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 비해 2.5배가량 넓은 13만2230㎡(약 4만평) 부지에 저장용량은 6~8배 규모였다.

데이터센터 ‘각’은 친환경 시설로 IT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가 추진하던 공세동 데이터센터 역시 환경 친화적 데이터센터를 목표로 추진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유치를 희망하는 지방정부가 나타나, 지역에서 환영받으며 데이터센터 건립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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