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쇼크...투자자는 분노, 코스닥은 흔들(종합)

정병묵 기자I 2015.04.30 16:35:0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내츄럴엔도텍(168330) 발(發) ‘가짜 백수오’ 쇼크에 코스닥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증시를 뜨겁게 달군 수퍼스타 종목의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에 코스닥 시장의 신뢰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68포인트(0.96%) 내린 689.01에 마감했다. 지난 21일 714.96을 돌파하며 휘파람을 불었으나 22일 한국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관련 문제제기를 한 이후 지속 약세를 보이다 이날 12거래일 만에 690선을 내줬다.

내츄럴엔도텍은 올해 코스닥 최고의 스타였다. 사건이 터지기 전인 일주일 전만 해도 연초 대비 두배 뛴 주가를 자랑했다. 이날 내츄럴엔도텍은 이틀째 하한가를 치면서 3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매도잔량이 450만주에 달하지만 물량이 소화가 안 되면서 장 마감 후에도 시간 외 매도물량 52만주가 추가로 쌓였다.

투자자들은 패닉 상태다. 일부 증권사들이 10만원대 목표주가를 내건 데다 불과 보름전만 해도 9만원을 넘어 섰는데 ‘가짜 백수오’ 논란이후 하루 아침에 팔 수도 없는 종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주식 커뮤니티의 한 주주는 “식약처의 조사에 한줌 희망을 걸었지만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가 맞다는 발표를 보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며 “정부 당국이 철저히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일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신용거래나 주식담보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한 투자자들 경우 ‘깡통 계좌’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의 발표를 극구 부인, 투자자들에게 믿어달라고 해 왔기 때문에 주주의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28일에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주가 하락에 대처하겠다며 주주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또다른 주주는 “경영진들이 소비자원의 발표를 전후해 보유지분을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는데 결국 주주를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 아니냐”고 분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최근 승승장구하던 바이오, 헬스케어 종목은 물론 코스닥 시장 자체의 신뢰가 허물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들 종목군은 구체적인 실적없이 미래 기대감으로 급등한 경우가 적지 않아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츄럴엔도텍 사태 첫날 충격으로 코스닥이 휘청거릴 정도로 파장이 컸다”면서 “식약처 조사 결과 백수오가 가짜로 판명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종목에 대한 경계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츄럴엔도텍이 야기한 코스닥시장의 조정은 그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당분간 옥석 가리기가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의 추세적 상승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사태는 일종의 ‘노이즈’로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이 그동안 성장세를 잘 이끌어 왔으나 내츄럴엔도텍 사태를 통해 한풀 꺾였다”면서도 “그러나 수급 등 시장 전반적인 상황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형주쪽으로 물량이 몰리면서 단기적으로 쉬어가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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