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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카메라로 아시아 희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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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기자I 2014.02.04 19:11:48

사진전 ''다른 길'' 열어
아시아 6개국서 담아낸 7만컷 중 120컷 엄선
"위대한 일상 보여주며 용기주고 싶었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서 5일부터 3월 3일까지

박노해 시인이 4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서 열린 자신의 사진전 ‘다른 길’ 기자간담회에 나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나눔문화).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1980년대 저항의 상징 박노해(57) 시인이 아시아의 희망을 담은 사진작가로 돌아온다. 박노해는 4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아시아 사진전 ‘다른 길’의 기자설명회를 열고 “마지막 희망의 종자를 채취하듯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다른 길, 다른 삶을 찾을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노해는 군부독재의 서슬이 퍼렇던 1980년대를 상징하는 민주투사이자 저항시인이다. 1984년 처음 펴낸 시집 ‘노동의 새벽’이 금서가 되면서 시대정신의 대표자가 됐다. 이어 ‘사노맹’(사회주의노동자동맹) 결성 사건으로 끔찍한 고문 끝에 사형을 구형받고 무기수로 7년간의 옥고를 치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 정권 당시 민주화 조치로 풀려났으나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정치적 타협을 거부, 자신만의 길을 떠났다. 이후 지난 15년간 전 세계를 유랑하며 새로운 사유를 사진과 글에 담아왔다.

전시제목인 ‘다른 길’은 30년 전과는 달라진 박노해의 현재를 보여준다. 그는 “다른 길이란 이념적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같은 수평적 구분이 아니다. 종교적인 것도 아니다”라며 “위기가 정점에 달한 이 시대에 ‘근원적 독점’ 구조를 초월하는 실천적 삶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노동의 새벽’ 발간 30주년을 기념했다. 2010년 사진전에 이어 이번엔 티베트·파키스탄·인도·버마·라오스·인도네시아 등 6개국에서 지난 3년간 촬영한 아날로그 사진 7만여컷 중 120여점을 엄선했다.

사진 속에는 아시아 곳곳의 토박이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산과 들, 논과 밭에서 묵묵히 노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 지도에도 없는 아시아 오지를 걸으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순환·순수·순명이었다. 이름 없는 위대한 일상을 보여주고 용기를 주고 싶었다.”

수많은 연예인들이 전시를 응원하고 나섰다. 작품소개 내레이션에 참여한 이효리는 “박노해 시인과는 시(詩)와 시(時)를 나누는 사이다. 시인은 내게 좋은 시를 나눠주고, 나는 나의 시간을 나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시인의 시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대본처럼 읽는다. 특히 ‘사랑은, 나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다’란 문구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역광을 이용한 구도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사진 컷마다 직접 쓴 제목과 소개글이 시인답다. 전시수익금은 사진 속 주인공들을 위해 전달될 예정. 전시는 5일부터 3월 3일까지다.

박노해 ‘남김없이 피고 지고’(사진=나눔문화)
박노해 시인이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나눔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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